부모의 사랑을 닮은 낙엽

[이성주의 건강편지]낙엽 떨어지는 거리에서

부모의 사랑을 닮은 낙엽

시몬, 나무 잎사귀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림을 받고 땅위에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녘 낙엽 모습은 쓸쓸하다.
바람에 불려 흩어질 때
낙엽은 상냥스럽게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그리하여 바람이 몸에 스며든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그리하여 바람이 몸에 스며든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레미 드 구르몽의 ‘낙엽(落葉)’>

살짝 살짝 놀랍니다. 계절은 시나브로 바뀌는데, 문득 문득 시간의 가속도를 느낍니다. 아침에 동네 공원에서 운동을 하다가, 대낮에 정신없이 길을 걷다가 갑자기 속절없는 세월을 깨닫습니다.

어제는 벌써 입동(立冬)이었지요. 서울에서는 입동 밤에 우르릉 쾅~ 우레비가 내렸습니다. 어젯밤 떨어진 낙엽들이 서로 몸을 섞고 뒤틀고 있겠군요.

프랑스의 시인 구르몽은 ‘낙엽’을 보며 삶의 무상함을 노래했지만, 과학의 눈으로 보면 낙엽은 곧 사랑이랍니다.

나무는 봄여름에 잎에서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와 양분을 얻고 수분을 증발시켜 온도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가을겨울 햇빛이 줄어드는데도 나뭇잎이 광합성을 고집하면 에너지는 덜 생산하는 대신 수분은 계속 빠져나가 나무가 말라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잎은 자기가 갖고 있는 양분을 줄기에게 전해주고 자신은 희생의 길을 택합니다. 이때 나무의 해로운 물질은 다 안고 떠납니다. 낙엽은 또 땅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나무의 자양분이 됩니다.

어떻습니까? 부모님의 사랑을 닮지 않았습니까? 낙엽을 밟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이 가을 거리의 낙엽을 그냥 흘려 보지 마세요. 사랑을 느껴 보세요. 아낌 없는 사랑을!

바싹 바싹 타는 군시러운 살갗을 보호하기 위해

입동비 그치면 다시 건조한 가을바람 불겠지요. 찬바람에 낙엽 뿐 아니라 피부도 불타기 좋은 계절입니다. 저도 요즘 온몸에 군시러운 느낌 때문에 잠을 못 이루다가 가습기를 꺼냈습니다. 살갗마름증(피부건조증)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①실내온도를 18~20도로 유지하고 가습기를 틀거나 빨래를 널어 습도를 유지한다.
②자신의 피부 유형에 따라 비누를 가려 쓴다. 건성이나 중성 피부인 사람은 세척력이 약한 비누를 쓴다. 비누의 자극이 적으면 세척력도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 비누를 쓰고 나서 피부가 푸석푸석한 느낌이 들면 피한다. 반면 지성 피부인 사람은 세척력이 강한 비누를 써 목욕 뒤 뽀송뽀송한 느낌이 남도록 한다.
③목욕은 하루 2차례 이하 따뜻한 느낌이 드는 물로 5~10분 간단히 한다. 너무 자주 하거나 40도 이상의 물에 하지 않는다.
④목욕하면서 때를 미는 것은 금물.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고 더 가려워진다.
⑤목욕 시 보습 오일을 물에 섞어 쓰거나 목욕 뒤 3분 안에 보습 오일 또는 로션, 크림 등을 바른다. 보습제를 바를 시간이 부족하면 가장 건조해지기 쉬운 정강이 부분과 허벅지 바깥쪽이라도 바른다.
⑥자기 직전에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가려움증이 심한 사람은 잘 때 땀이 나면 더 가려우므로 온도를 적절히 조절한다.
⑦울이나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옷보다는 면 소재의 옷을 입는다.
⑧물을 자주 마시고 과일을 자주 먹어 수분을 보충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피부 뿐 아니라 온몸이 신다. 잊지 마시길!

<제320호 건강편지 ‘낙엽의 사랑’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낙엽과 관계있는 음악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절한, 키보이스의 리드보컬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으로 잘 알려진 노래, 엘비스 프레슬리의 ‘Anything that’s part of you’를 먼저 준비했습니다. ‘고엽’ 중에 10월에 소개하지 않았던 음악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쳇 베이커의 트럼펫과 폴 데스몬드의 색소폰 연주곡, 에바 캐시디의 노래를 듣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나 소피 뮤터와 베를린 필하모닉의 협연으로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 1악장을 감상하겠습니다.

♫ Anything that’s part of you [엘비스 프레슬리] [듣기]
♫ 고엽 [쳇 베이커 & 폴 데스몬드] [듣기]
♫ 고엽 [에바 캐시디] [듣기]
♫ 가을 1악장 [안나 소피 뮤터]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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