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사회를 위하여

천둥벌거숭이=철없이 두려움을 모르고 함부로 날뛰는 사람, 걸레부정=걸레같이 너절한 물건이나 사람, 뇟보=사람됨이 천하고 더러운 사람, 흔들비쭉이=변덕스러워 걸핏하면 화를 내거나 심술을 부리는 사람, 막바우=말이나 행동이 난폭하고 법을 가볍게 어기는 사람, 째마리=사람이나 물건 중 가장 못된 찌꺼기, 꽁지벌레=왕파리의 애벌레, 마음씨가 못된 사람, 발김쟁이=못된 짓을 하며 마구 돌아다니는 사람, 만무방=예의와 염치가 없어 멋대로 행동하는 악한, 구나방=언행이 모질고 사나운 사람….

우리말에는 사람을 가리키는 이런 낱말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품성을 중시했다는 말입니다. 요즘 뉴스를 접하면 째마리, 만무방이 넘치고 넘칩니다. 어느 사회나 막바우나 발김쟁이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 사회는 정도가 지나친 듯합니다. 사회의 품성이 우르르 무너지고 있지나 않나 걱정입니다.

의학에서는 품성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인격장애라고 합니다. 사람의 인격은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전하는데, 이것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인격이 모나거나 미성숙한 것을 가리킵니다. 노이로제 환자가 자신에게 지나치게 신경 쓰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기 때문에 ‘신발 속의 돌(A Stone in the Shoes)’이라고 부르는 반면 인격장애는 대체로 자신은 불편한지 모르지만 주위 사람이 괴롭다는 점에서 ‘마늘 애호가(Lover of Garlic)’라고 부른답니다.

최근 몇 차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격장애인 사람이 유난히 많은 사회입니다. 정신의학자들은 어릴 때의 과보호나 방임이 ‘의젓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설명합니다. 인격을 신경 쓰지 않는 성적최고주의, 밥상머리 교육의 실종 등이 사람들이 건전한 품성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고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공영방송의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속물(俗物)근성이 미화되고 천박함이 깊은 품성을 압도합니다. 겉으로는 성범죄와 폭행에 대해 개탄하면서 매일 성과 폭력에 관한 메시지를 반복 생산해서 시청자들을 자극에 무감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내보내는 메시지는 롱다리, 외모, 섹시함, 이런 것들 아닌가요?

왜 공영방송만 욕하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다른 미디어와 달리 공영방송은 공공성이 생명이고 자본주의의 모난 부분을 다듬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PBS는 시청률이 너무 높게 나오면 “우리가 대중에 영합해서 공익성을 저버리지는 않았나” 회의를 한다고 하지요? 공영방송이 대중문화의 속물화를 막는 중화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면, 철모르는 소리일까요?

속물적 대중문화가 브레이크 없는 권력처럼 돼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말썽꾸러기 탤런트 린제이 로한이 구속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음주운전에 뺑소니가 의심스러운 탤런트가 아무 탈 없이 법망을 빠져나갔지요? 표절한 노래를 부른 가수도, 군 복무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도 아무 탈 없이 TV에 나오고 있지요? 잘 생기거나 예쁘면, 인기만 있으면 용서가 되는 속물주의가 건전한 상식을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사람의 인격, 사회의 품격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더 늦기 전에 말입니다. 속물주의를 몰아내고 훌륭한 사람들이 존경받는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드는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요? 

훌륭한 인격의 어른을 키우는 가정교육

①TV를 끄고 가족끼리 책을 읽으며 얘기를 나눈다. TV를 끄면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생긴다.
②아버지가 바뀌어야 한다. ‘돈 벌어오는 기계’가 아니라 ‘아버지’가 돼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교 때까지는 같이 땀 흘리고 시범을 보이는 ‘코치’와 같은 존재가 돼야 하고, 청소년 때에는 성문제 폭력문제 등에 대한 상담가가 돼야 한다. 자녀가 어른이 되면 독립된 인격으로서 친구와 같은 관계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술자리를 줄여야 한다.
③자녀의 말을 경청한다. 부모는 옳고 자녀는 틀리기 쉽다는 생각부터 접어둔다.
④가족의 생일, 혈액형, 친구, 자녀의 반과 담임선생님의 이름 등 가족의 신상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⑤가족이 함께 거실이나 마루, 큰방 등에서 한 이불을 덮고 얘기하면서 자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번은 갖는다. 특정한 날을 정해 가족회의를 여는 것도 좋다.
⑥특별한 옷, 결혼반지, 시계 등 가족의 징표를 물려주는 문화를 만든다. 
⑦달리기, 영화 보기, 낚시 등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⑧자녀가 부모의 생일 때 상을 차리게 하는 등의 효를 실천하도록 이끌고 가족 사랑을 확인한다.
⑨가족끼리 편지, 이메일, 메시지 등을 자주 교환한다. 특히 부모의 진심이 담긴 편지는 자녀를 감동시키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의 효를 끌어올린다. 함께 SNS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듯.
⑩부모가 늘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듣는 등 모범을 보인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품격 높은 가수의 노래 4곡을 준비했습니다. 언젠가 여러분께 소개했죠? 바다표범팔다리병이라는 선천성기형 때문에 손과 발이 몸통에 붙은 채 태어났지만 천상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토마스 크바스토프입니다. 의사이자 음악평론가인 박종호 풍월당 사장은 저서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에서 “그의 노래에는 인품이 묻어 있다. 그의 목소리는 은은하며 슬픔은 한 번 걸러져서 나온다”고 평했습니다. 크바스토프가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면 과연 대가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품격 있는 음성으로 슈베르트의 가곡 2곡과 대중음악 2곡을 듣겠습니다.

♫ 백조의 노래 중 세레나데 [토마스 크바스토프] [듣기]
♫ 겨울나그네 중 Gute Nacht [토마스 크바스토프] [듣기]
♫ Moon River [토마스 크바스토프] [듣기]
♫ Old Man River [토마스 크바스토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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