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은 피곤하지만 결국 우리를 위한 것

[이성주의 건강편지]마티즈 운전자의 오판

원칙은 피곤하지만 결국 우리를 위한 것



기본의 중요성,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는 ‘김 여사’를 성토하는 댓글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더군요. 인천대교 버스 추락 사고에 빌미를 제공한 마티즈 운전자를 비난하는 목소리였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45세의 마티즈 운전자 김 모 씨가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차에 이상이 생겨 멈췄고, 이때 과적차량 단속직원이 “컨베이어 벨트가 이상한 것 같으니 고쳐서 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운전자 김 씨가 “아들을 데리러 가야 한다”며 운전하다가 도로 2차선에서 차가 멈춰선 것 같습니다.

김 씨는 갓길로 내려서 보험회사 직원과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멀리서 달려오던 트럭이 이 차를 뒤에서 박고 중앙분리대와 충돌했고, 뒤에 바짝 붙어오던 버스 운전사는 마티즈를 들이박고 10m 다리 밑으로 추락한 것이죠.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는 트럭 및 버스 운전자의 과속과 버스 운전기사의 안전거리 미확보가 가장 큰 원인인 듯합니다. 톨게이트를 지날 때에는 권장속도인 30㎞를 지켜야 하지만 하이패스 차선을 그냥 냅다 달린 듯합니다. 

아주머니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요. ‘고장 난 승용차’를 무리하게 몰지 않았더라면, 두 번 째 정지 때에 갓길에라도 세웠더라면 대형 참사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경찰은 후방 100m에 삼각대를 설치하지 않은 데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하지만 글쎄요,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2차선에서 그것이 가능할까요?

보통 때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김여사’는 승용차를 고친다고 아들을 제 시간에 데려 오지 못했다면 누군가에게 되레 핀잔을 받았을지 모릅니다. 과적차량 단속직원이 좀 더 강하게 만류할 수도 있었지만, 이럴 경우 되돌아오는 것은 욕뿐이기 십상입니다.

트럭과 버스 운전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칙대로 안전속도를 지키면 굼벵이 운전하느냐는 비난을 받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칙을 따르는 사람을 ‘범생’으로 하찮게 여기는 문화가 있지 않습니까? 안전거리를 지키면 온갖 차가 끼워들고 누군가 “다른 차 끼워주다가 언제 가느냐”고 비난합니다. 도로관리공단 직원 중 누군가 가드레일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했을 수도 있겠지요. 이때에도 “네 일이나 잘하라”는 핀잔을 받기 십상이지요.

원칙은 피곤합니다. 지켰다가 손해를 볼 수도, 욕을 먹기도 합니다. 그러나 원칙이야말로 우리를 지켜줍니다. 특히 운전은 생명과 관계가 깊기에 교통규칙은 운전자를 얽어매기 위해서가 아니라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얼마 전 집 부근에서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내리는 데 뒤에서 한 여성운전자가 경적을 울리는 것을 보고 속이 끓은 적이 있는데, 운전의 ABC를 모르는 사람은 핸들을 잡으면 안 됩니다.

대형 사고는 늘 여러 가지 원인이 겹쳐서 일어납니다. 누군가 한 두 명이라도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켰다면 8살배기가 온 가족을 잃고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참 울가망한 주말이었습니다.

김여사를 위한 운전수칙 10계명


배려운전이 안전운전, 조급한 운전은 금물=공격적이고 조급한 운전보다 방어운전, 배려운전이 안전하다. 방어운전은 위험 상태를 신속히 예견하고 이에 따른 정확한 방어조치를 강구하는 운전이다. 흔히 방어운전이라면 소극적인 운전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교통 외부적인 요인이 위험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에 적절하게 대처해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안전운전 방법이다.

사고 때엔 남편보다 보험사에 먼저 연락=남편은 자동차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이며 이성보다 감정이 우선한다. 자칫 도움을 받기 위해 남편에게 연락하면 사소한 부부싸움이 시작되기도 한다. 먼저 경찰과 보험사에 접수한다.

지나친 멋 내기도 안전운전의 적=운전은 고도의 경기이다. 선수가 도로라는 경기장에서 짧은 치마에 하이힐과 화장을 하면서 경기하면 사고 날 확률이 크다. 짧은치마와 화려한 옷, 굽 높은 구두 등은 안전운전의 최대 적일 수도 있다.

사전점검은 예방주사, 사후정비는 수술=어린아이나 자동차나 비슷하다. 미리미리 예방주사를 접종하고 부품 하나하나에도 값싼 제품이 아닌 검증되고 자동차사가 추천 하는 A/S가 보장된 부품 사용을 생활화 한다. 고장 난 뒤에는 자동차도 합병증이 발생되기 때문에 정비 비용도 더 든다. 믿을 만한 단골 정비업소를 정해 놓고 정기적인 사전점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앞 보다는 시선을 넉넉하게=시속50km는 1초에 14m나 이동하므로 5m앞을 본다고 해도 운전자는 대처방법이 없다. 앞차의 브레이크 등만 보지 말고 50~60m 앞을 본다면 4~5초의 여유시간으로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

주차·후진운전 조심=여성운전들은 남자에 비해 공간 인지능력이 부족하다. 환경보호 측면에서 아파트나 공공건물의 경우 화단보호를 위해 정면주차를 권장하고 있다. 물론 고려 대상이지만 정면 주차만 고집해 후진으로 빠져 나오면서 어린이나 노약자 인사사고가 발생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비·부품도 비교 쇼핑=할인점이나 카센터에서 엔진오일을 싸게 판다고 선뜻 가지 마라. 정비도 쇼핑한다. 특히 자동차 검사와 정비는 누군가에 맡기지 말고 직접 챙기고 영수증도 꼭 보관한다.

생활 속 실천으로 연료비 절약=동일조건의 자동차라도 어떻게 운전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생활 속에서 간단하게 20% 정도는 절약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2000CC 중형차 1대당 연간 평균 연료비와 수리비는 약 500만원(연료비 430만원, 평균 정비로 월5만원 연간 60만원)정도 소모된다. 평소 과속을 삼가하고, 속도 10% 줄이기, 공회전, 3급(급제동, 급가속, 급출발)운전 삼가 등 생활 속 실천으로도 연간 100만원은 절약 할 수 있다.

10년간 무상, 보증수리 100% 활용=신차 가격에는 보증수리 비용이 포함돼 있다. 선지불 후처리비용으로 무상이 아닌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신차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엔진, 변속기는 3년, 6만km이며 환경 배출가스 부품은 산소센서 등 약 21여 가지 고가부품은 10년, 16만km까지 무상 수리 대상이다. 무상 오일, 소모부품 쿠폰도 꼭 챙긴다.

불량 모조부품의 사용금지=불량 모조부품은 대형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불량·모조부품은 국제공인시험기관의 정밀 분석 결과 순정부품보다 30%이상 성능이 떨어지고 조직검사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 ‘여성을 위한 안전운전 10계명’>

오늘의 음악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은장마 중간에 비가 안 오는 ‘마른 장마’입니다. 이런 날과 어울리는 음악으로 먼저 베르나르드 하이팅크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베토벤 전원교향곡 3악장을 준비했습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치자꽃 두 송이’ ‘꽃들의 침묵’ ‘찬 찬’이 이어집니다.

♫ 전원 3악장 [베르나르드 하이팅크] [듣기]
♫ 치자꽃 두 송이 [비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듣기]
♫ 꽃들의 침묵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듣기]
♫ 찬 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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