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다시 이루어진다

남자를 설레게 두근거리게 만드는 스포츠, ‘예술’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단 하나의 스포츠, 축구의 제전이 시작됩니다.

오늘 말도 많고, 벌써 탈도 많은 남아공월드컵이 막을 올립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9시 개막식이 시작되고 11시에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이 열립니다. 내일은 우리나라와 그리스가 그야말로 운명의 일전을 벌입니다.

외계인이 인류의 월드컵 열기를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1930년 제1회 우루과이월드컵 때에는 결승에서 맞붙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7년 동안 단교를 했지요. 1950년 제4회 브라질 대회에서는 브라질이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게 지자 전국에서 조기가 게양됐고 수 십 명이 자살을 했습니다. 68년 제9회 멕시코월드컵 지역예선 때에는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전쟁을 벌여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지요. 전쟁 와중에 아폴로11호의 달 탐사를 보기위해 하루 쉬었다니 참…. 1994년 제15회 미국대회에서는 콜롬비아의 수비수 에스코바르가 자살골을 넣고 귀국했다가 총알 세례를 받기도 했지요.

인터넷에서는 우리나라가 2002년 4강에 오른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폄훼하는 댓글들이 적지 않은데, 이번 대회에서 우리와 같은 B조의 아르헨티나는 제11회 대회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욕을 많이 얻어먹었습니다. 군사독재정권이 ‘신성한 축구장’에서 노동자나 학생을 붙잡아 처형하는 바람에 지구촌 전체에 보이콧 움직임이 있었지만 브라질의 아벨란제 FIFA 회장이 “정치는 정치고 축구는 축구”라는 성명을 내고 개최를 강행했지요.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예선전 헝가리, 프랑스를 꺾는 과정에서 심판 매수 의혹을 받았습니다. 2차 리그에서 브라질이 폴란드를 3대1로 이기고 결승전 진출을 거의 확정짓는 분위기였지만 아르헨티나가 막강전력을 자랑하던 페루를 6대0으로 이기자 이번에는 페루선수 매수설로 지구촌이 뜨거웠습니다. 브라질 국민은 페루영사관에 돌을 던지고 페루 시민을 습격했지요. 아르헨티나는 제13회 멕시코월드컵 준준결승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마라도나의 ‘신의 손’ 덕분에 승리, 결국 우승컵까지 안게 됩니다.

월드컵은 영웅들을 낳았습니다. 첫 대회 때 두 달 동안 선수들의 외출을 금지시키고 훈련시켜 우승컵을 거머쥔 우루과이 대표 팀에는 외팔이 선수가 있었습니다. 카스트로는 어릴 적 사고로 오른팔을 잃고 뒤뚱뒤뚱 뛰면서도 귀신같은 발재간으로 고비마다 골을 넣었습니다.

1990년 제14회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카메룬이 2명이 퇴장당한 가운데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격침시키고 루마니아, 콜롬비아를 연거푸 격파했는데 그 선봉장은 대표 팀에서 은퇴했다가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복귀한 38세의 로저 밀러였습니다.

1982년 제12회 스페인대회에서는 뇌물수수 혐의로 2년 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대회 직전에 이탈리아 대표팀에 합류한 파울로 로시가 영웅으로 떠올랐지요. 그는 몇 경기 동안 골 침묵을 지켜 감독까지 욕먹게 만들었지만 우승후보 브라질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더니 준결승, 결승전에서도 골을 넣었지요.

우리나라는 ‘살짝 부끄러운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1954년 스위스대회 때 헝가리에게 9대0으로 진 것이 74년 서독대회 때 유고와 자이레전의 9대0, 1982년 스페인대회 때 헝가리와 엘살바도르의 10대1 승부와 함께 최다 스코어 차로 인용되고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4강전에서 터키의 하칸 수쿠르에게 11초 만에 허용한 첫 골은 최단시간 골이고요. 이 기록은 1966년 북한의 박승진이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23초 만에 넣은 골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기도 합니다.

1970년대만 해도 축구는 유럽이나 남미의 잔치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미얀마,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 비등비등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확실히 다른 듯합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태극전사’들이 16강, 8강, 4강까지 기적을 이루기를 빕니다. 축구가 대한민국에 기운을 주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해주기를 빕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태극전사, 파이팅!!

축구인들의 축구에 대한 명언

○포기하면 그 순간이 곧 경기의 끝이다 -오베르마스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펼치면 스코어는 언제나 0대0이다 -메셀 플라티니
○힘이 드는가? 하지만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푸욜
○몸싸움이 두렵다면 그 후에 판단력도 없다 -라울
○나는 하루에 12시간을 연습했고 두 다리 중 어느 한 다리가 강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때 처음으로 희열을 느꼈다. 나의 하루 일과는 연습장의 조명이 꺼질 때 끝났다 -네드베드
○자신감만이 모든 것이다 -멘디에타
○언제까지나 경기가 끝나지 않고 이대로 플레이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볼과 일체가 되어 자유로운 기분을 즐기는 것은 최고이다 – 지네딘 지단
○상대보다 0.5초 빨라야 한다 – 펠레
○절대 두렵지 않다. 나를 믿는 10명의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카카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과르디올라
○도전이 없으면 더 큰 성공은 없다 -박지성
○나는 축구천재가 아니라 축구밖에 모르는 바보다 -박주영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이영표

오늘의 음악

1864년 오늘은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스트라우스가 태어난 날입니다.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로 산타 세실리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준비했습니다. 성이 같지만 친척은 아닌 요한 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이어집니다. 카라얀의 지휘로 비엔나 필하모닉이 연주합니다. 월드컵을 맞아 축구경기장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퀸의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s’입니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리하르트 스트라우스] [듣기]
♫ 라데츠키 행진곡 [요한 스트라우스] [듣기]
♫ We Will Rock You 외 [퀸]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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