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꽃피기까지

[이성주의 건강편지]안전한 면도기

아이디어가 꽃피기까지

남자들은 사춘기에 거울 앞에서 첫 면도를 한 순간의 뿌듯함을 오래 기억합니다.  “나도 이제 어른이야.”  수염은 남성호르몬의 분비에 따라 하루 0.2∼0.3㎜씩 자라지요. 그러나 19세기까지 남성들은 오늘날처럼 수염을 쉽게 깎지 못해 다듬으면서 길렀지요. 관우처럼, 장비처럼 또는 비스마르크처럼 말입니다.

1901년 오늘(12월 2월)은 남성의 얼굴에서 수염이 사라지게 만든 일등공신이 탄생한 날입니다. 미국의 세일즈맨 킹 캠프 질레트가 ‘안전면도기’를 개발한 것입니다. 오른쪽은 초기에 안전을 강조한 광고 사진입니다.

질레트는 ‘이상적 사회주의’로 유명합니다. 시민 모두가 주인인 독점공장을 만들자고 주장하면서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이 회사의 대표직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퇴짜를 맞았지만요.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거대도시를 지어 그 속에서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살 것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1895년 코르크 병마개 회사의 세일즈맨이었던 질레트는 보스턴에 출장을 갔다가 여관에서 거래처 사람을 만나러 가기 위해 서둘러 면도를 하다 얼굴을 베었습니다. 당시에는 칼 같은 면도기를 쓸 때였지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요? 질레트는 얼굴을 베지 않는 안전한 면도기를 발명하면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이발소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이발사가 머리를 깎을 때 빗으로 누르고 나온 머리카락만 가위로 자르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습니다. 그는 빗 역할을 하는 받침을 붙인 면도기를 개발키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데 6년이나 걸렸습니다. 사람들이 가죽 띠나 숫돌에 갈아 오래오래 쓸 수 있는 비싼 면도기라야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질레트에게 투자하기를 꺼려서 혼자 난관을 헤쳐나간 것이죠. 질레트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지 15년 만인 1910년 면도업계를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질레트는 면도기를 아주 싼 값에 파는 마케팅 전략을 택했습니다. 대신 면도날에서 수익을 내었지요. 이른바 ‘면도기-면도날 결합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요즘 프린트나 휴대전화 등에서 보편화된 소비재 판매양식이지요. 처음에는 큰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첫해 면도기를 51개, 면도날은 168개 파는 데 그쳤지만 한번 사용한 사람은 ‘광팬’이 돼 이듬해 면도기 9만개, 면도날 1240만개를 파는 빅 히트를 쳤습니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 때 참호의 병사들에게 보급되면서 인류의 문화를 바꾸게 된 것입니다.

질레트는 발명가 집안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날마다 뭔가를 발명하려고 창고에 틀어박혀 지냈고 어머니는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데 골몰하며 ‘백악관 요리법’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질레트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발명에 관심을 기울였고 전기케이블 도관과 밸브, 베어링 등으로 특허를 받기도 했습니다.

질레트가 ‘안전면도기’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한 데에는 길게는 55년 동안 부모의 영향과 여기에서 생긴 창의력, 실패의 경험, 불굴의 의지, 철저한 마케팅 전략 등이 쌓여 가능했습니다. 오늘 아침 거울을 보며 면도할 때에는 ‘안전면도기’에 숨은 그 정신을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그 어떤 성공이라도 하루 아침에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공감하시나요?

큰 천재를 키우는 10가지 방법

①공부를 왜 하는지 대화를 통해 깨닫게 해 스스로 하도록 한다.
②미술과 음악 등 예술을 가까이 하도록.
③명상을 하도록 권하고 자기를 통제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돕는다.
④좋은 친구를 사귀도록 하고 친구에게 장점을 배우도록 가르친다.
⑤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을 독려하고 실패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⑥TV 볼 시간에 독서와 대화를 하도록 유도한다.
⑦가족여행을 자주 한다.
⑧편지나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도록 한다.
⑨아이들에게 부모의 가치-아무리 옳다고 여기는 것일지라도-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⑩사람을 보는 눈과 사람의 가치 등에 대해 자녀와 자주 대화한다.
<제 171호 ‘월드와이드웹’에서>

오늘의 음악

1923년 오늘은 이탈리아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태어난 날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로 비제의 ‘하바네라’,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아버지’,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푸치니의 ‘어떤 갠 날’이 이어집니다.

♫ 하바네라 [비제] [듣기]
♫ 오 사랑하는 아버지 [푸치노] [듣기]
♫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움베르토 조르다노] [듣기]
♫ 어떤 갠 날 [푸치니]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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