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국물 더 주시오 노래 부를 순 없지만

사람은 살기 위해서 먹을까요, 먹기 위해서 살까요?

얼핏 살기 위해서 먹는다고 대답하면 더 고상할 것 같지만, 글쎄요, ‘사람이 어떤 것을 하기 위해서 사는지, 살기 위해서 어떤 것을 하는지’로 문장을 바꾸면 대답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철학의 동네에서 말하는 실존론과 본질론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2005년 미국에서 연수할 때 한국에서 오신 어느 선배가 맛있는 쇠고기를 먹더니 “50년 헛살았구나”하고 탄식하던데, 음식이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을지언정,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만 음식을 먹는다면 얼마나 덧없겠습니까?

여름철에 맛있는 냉면을 즐기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삶을 푼푼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오랜만에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을밀대에 갔다가 30 여분 동안 줄을 선 뒤 냉면(사진)을 먹어야만 했습니다. 30분 줄을 선 다음 10분을 먹고 나와서 30m 줄을 선 사람들을 뒤로 한 채 떠나야했지만, 냉면 맛의 여운은 하루 동안 남더군요.

냉면은 집집마다 다 맛이 다른데 어떤 날에는 을밀대의 시원한 육수, 어떤 날에는 우래옥의 면발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몇 년 전 경기 고양시에 살 때에는 휴일에 갑자기 양평군 옥천면옥의 냉면 맛이 떠올라 집에서 3시간 승용차를 몰고 냉면을 먹고는 교통체증에 5시간 걸려 집에 온 적도 있습니다. 냉면 애호가인 이영덕 전 통일원 부총리는 맛 있는 냉면집을 찾아다니다가 아예 집에 기계를 사두고 하루 세 끼를 냉면으로 해결했다고 하던데 그 분에 비해서는 약과이죠?

냉면의 면발은 메밀과 고구마전분을 섞어 만드는데 평양냉면은 메밀, 함흥냉면은 전분이 많습니다. 평양도 실향민은 대체로 푸석푸석한 면발을 좋아합니다. 우래옥에는 실향민들을 위한 특별한 냉면을 팔기도 하죠. 지금은 고인이 된 을밀대 사장이 “물냉면의 육수에는 통마늘, 통파, 사골 등 온갖 재료를 넣기 때문에 재료비가 비빔냉면보다 훨씬 많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비빔냉면 먹는 사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한 것이 기억나는군요.

특히 평양냉면은 주성분인 메밀에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서 건강에 특히 좋습니다. ‘메밀 다이어트’도 있을 정도이죠.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고추냉이를 넣은 다음 면발에 식초를 치고 계란 노른자를 풀어서 먹습니다. 계란 노른자가 고소한 맛을 낸다는데 유정란이 아니면 별 소용이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 함흥냉면을 즐기는 사람은 쫄깃쫄깃한 면발과 매콤한 맛, 고명으로 얹는 홍어회의 삼박자 가 어울러진 함흥냉면이 평양냉면보다 한 수 위라고 주장합니다. 평양냉면에는 대체로 면수(麪水)가 따라 나오지만, 함흥냉면에는 진한 육수(肉水)가 곁들여지지요.

오늘 낮이나 이번 주말에는 냉면으로 무더위도 이기고 건강도 챙기시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미각의 즐거움도 채우면서 말입니다. 중학교 때엔가 배웠던 가곡 ‘냉면’의 가사가 떠오르는군요. …’맛좋은 냉면이 여기 있소 값싸고 달콤한 냉면이오 냉면국물 더 주시오 아이구나 맛좋다. 냉~~면 냉~~면…

서울 경기의 유명 냉면, 국수집

종류

음식점

위치

전화번호

평양냉면

을밀대

서울 마포구 염리동

02-717-1922

평양면옥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3동

031-877-2282

평양면옥

서울 중구 장충동

02-2265-7784

평양면옥

경기 양주시 장흥면(송추)

031-826-4231

우래옥

서울 중구 을지로

02-2265-0151

을지면옥

서울 중구 을지로

02-2266-7052

필동면옥

서울 중구 필동

02-2266-2611

만포면옥

경기 덕양구 효자동
서울 은평구 대조동

031-359-3917
02-389-3917

옥천면옥

경기 양평군 옥천면

031-772-5187

서북면옥

서울 광진구 구의동

02-457-8319

봉피양

서울 송파구 방이동

02-415-5527

함흥냉면

함흥냉면

서울 중구 오장동

02-2267-9500

흥남집

02-2266-0735

신창면옥

02-2273-4889

오늘의 음악

1950년 오늘은 록그룹 하트의 리더보컬 앤 윌슨이 태어났습니다. 이들의 대표곡 ‘Barracuda’를 준비했습니다. 1979년 때의 모습과 1990년 때의 앤의 모습을 비교해보세요. 살이 찐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 외모보다 음악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팬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하트의 노래를 소개하는 김에 여성이 이끄는 다른 그룹 플리트우트 맥의 ‘Dreams’과 블론디의 ‘Call Me’도 마련했습니다. 블론디는 김아중이 부른 ‘마리아’의 원곡으로 재기한 바로 그 그룹입니다. ‘마리아’는 코메디닷컴의 엔돌핀발전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 Barracuda [하트] [듣기]
♫ Barracuda 1990 [하트] [듣기]
♫ Dreams [플리트우드 맥] [듣기]
♫ Call Me [블론디]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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