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경칩

땅이 풀린 것이 먼저였다
나뭇가지에 젖이 핑그르 돌고
껍질 속 벌레들이 꿈틀 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배고픈 새 날아들어
나무 쪼는 소리 산 메아리지고
문득 너를 생각하며
내 가슴 속에서
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뛴 것은
그 다음다음이었다
<주용일의 ‘경칩’ 전문>

오늘은 개구리, 뱀,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입니다. ‘숨어있는 동물을 놀라게 한다’는 뜻의 경칩은 ‘숨어있는 동물에게 (봄의 시작)을 뚱겨준다’는 뜻에서 계칩(啓蟄)이라고도 하지요. 땅이 풀리며 초목이 움트기 시작하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잠에서 깨어 그야말로 봄이 시작하는 날이죠.
하지만 올 경칩은 비와 진눈깨비가 내리고 되레 더 추워진다고 하네요. 얼어붙은 경제사정이 쉽게 풀리지 않듯, 봄도 찾아오기를 머뭇거리는 듯해서 씁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의 날’이 지나쳐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국가적으로 ‘봄의 날’을 정해 봄을 맞습니다. 알바니아는 3월 14일, 에스토니아는 5월 1일이 ‘봄의 날’이고 미국은 주마다 다른데 부활절 또는 부활절이 있는 주의 금요일(Good Friday)이 ‘봄의 날’입니다. 남반구에 있는 아르헨티나에서는 9월 21일이 ‘봄의 날’인데 학생의 날과 겹친다고 하네요.
알바니아의 ‘봄의 날’ 3월 14일은 일본의 제과회사가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보고나서 만든 ‘화이트데이’이기도 하죠. 흥미롭게도 우리 조상에겐 경칩이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 비슷한 날이었습니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초콜릿 대신 은행씨앗을 주고받았고, 은행을 나눠 먹었다고 합니다.
‘은행나무도 마주서야 연다’는 속담처럼, 은행나무는 암, 수가 따로 있는 독특한 나무이죠. 조상들은 은행나무를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사랑이 오가 열매를 맺는 ‘사랑의 나무’로 여겼던 것이죠. 과학적으로는 수꽃의 꽃가루가 스스로 움직여 암꽃을 찾아가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은행잎은 혈액순환 촉진 성분이 있어 징코민, 기넥신 등 약의 재료로 쓰이지만 열매 역시 건강에 좋습니다. 은행알을 하루 5개 정도 먹으면 정력 강화, 혈관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 고혈압 관리, 면역력 강화, 대하치료 등의 치료로 썼습니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중간에 낀 경칩, 사랑하는 사람과 은행알을 나눠 드세요. 서로의 사랑을 나누며 말입니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죠?

냉수마찰이 찬물 끼얹는 것이라고요?

‘봄의 날’을 맞아 겨울에 처진 몸을 깨울 ‘냉수마찰법’을 소개합니다. 한방의 냉수마찰은 찬물 끼얹고 비비는 것이 아닙니다. 다 방법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셔서 운동하기 전이나 출근 전에 하시면 하루가 개운해집니다.

①뜨거운 물에 발을 1, 2분 담근다.
②미지근한 물에 면장갑을 적신 뒤 물기가 약간 남을 정도로 짜서 온몸을 5∼8초 문지른다.
심장에서 먼 팔 다리부터 문지르고 심장은 맨 나중.
③‘장갑마찰’이 끝나면 마른 수건으로 재빨리 몸을 덮고 마른 수건으로 계속 문지른다.
면장갑을 적시는 물 온도를 3∼4도씩 낮추면서 위 방법을 3∼5번 되풀이한다.

☞알몸 냉수마찰을 못한다면 세수할 때 뒷목까지 돌려가면서 씻는 것이 좋다. 목뒤엔 각종 경혈이 있어 이를 마찰하면 면역기능이 강화된다.
☞냉수마찰은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열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피한다. 또 냉수마찰 때 몸이 떨리거나 살갗이 심하게 달아오르면 멈추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중풍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 (신현대 전 대통령 한방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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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경칩에 어울리는 음악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바흐의 ‘Sleepers Awake’를 연주합니다. 멘델스존의 ‘봄의 노래’와 ‘노래의 날개 위에’가 이어집니다. 자주 들려드렸던 베토벤의 봄 소나타도 그렇고, 봄은 바이올린 소리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 Sleepers Awake [JS 바흐] [듣기]
♫ 봄의 노래 [멘델스존] [듣기]
♫ 노래의 날개 위에 [멘델스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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