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던지기보다는 우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이성주의 건강편지]용산 참사

돌을 던지기보다는 우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가끔씩 목숨을 걸고 일한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적어도 10년 이상 그랬습니다. 새벽에 퇴근하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오후 11시 무렵에 퇴근하면 딸아이들이 “아빠 술 드셨어요,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하고 묻습니다. 토, 일요일에도 늘 발길은 사무실을 향했습니다.

그러나 20일 새벽 저희 동네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면서, 그래도 ‘등 따시고 배 불리’ 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뼛속 깊이 느끼게 됩니다.

이른바 ‘용산 참사’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그 슬픈 불길이 수그러든 자리에 정치적 노림수와 이데올로기 대결, 증오의 목소리들이 타올라 가슴이 아픕니다.

참사의 전후는 아마 이런 그림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용산역 일대의 주민들은 개발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도시도 아름답게 재탄생하고 수익도 얻게 되니까요. 그러나 개발을 위해서는 세입자가 나가줘야 합니다. 하지만 세입자는 평생 피땀 흘려 번 돈을 권리금으로 넣은 가게에 몇 천 만원을 쥐어주고 나가라니 환장할 노릇이겠지요.

땅 주인들도 속이 터지겠지요. 몇 평짜리 집들이 닥지닥지 붙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은 기회인데, 자신과는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이를 가로막으니까요. 권리금은 세입자끼리 주고받은 것이니 말입니다. 이 때 그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그 관례’가 끼었겠지요. 시행업체와 용역업체의 완력이 등장하는 것이죠. 용산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철거와 재개발 현장이라는 것이 저 같이 순한 사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완력의 세상이라는 것은 이 땅에서는 상식과도 같지 않습니까?

살 길도 막막하고 악에 받힌 세입자들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또 다른 폭력에 의존하는 것이죠. 화염병과 시너…. 자신의 폭력은 정당하다고 여기는 ‘투사’들이 합류했고, 경찰은 당연히 사회적인 폭력을 막으려고 했을 거고요. ‘용산 참사’도 이런 그림 속에서 진행됐을 겁니다.

어떤 사람은 정부와 경찰을 살인마로, 어떤 사람은 전국철거민연합을 체제전복 세력으로 규정하고 육두문자를 써가며 욕합니다. 저는, 옥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사건에 악한(惡漢)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권리금에 대한 세입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판결, 개발 조합과 세입자 간의 충돌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행정 구조가 더 큰 원인이라면 원인이겠죠. 약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 사회를 증오하고 저주하는 약자가 더 큰 문제 아닐까요?

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요인들도 이 사건의 둥지에 똬리를 틀고 있다고 봅니다.

돈이 최고이고 돈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배금주의, 절대 나는 손해 보지 않겠다는 이기심, 남의 얘기는 절대 안 듣는 비타협 등이 그런 것 아닐까요? 자기가 일한 만큼 벌어서 가족끼리 오순도순 사는 행복이 큰 집에서 흔전만전 사는 것보다 훨씬 더 고귀하다는 것, 어떨 때에는 조금 손해 보는 것이 오히려 행복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잊은 우리의 무지가 그런 것 아닐까요?

올해는 경제가 참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어려울수록 주위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 어려움이 우리 사회가 천박한 자본주의에서 서로 돕고 배려하는, 따뜻한 자본주의, 사람의 자본주의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꿈꿉니다.

사람마다 이 사건에 대해 생각이 다르겠지요. 제 깜냥을 넘어 주제넘은 얘기를 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을 배부른 소리라고 욕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도 합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빨리 아물게 되길 기원합니다. 참 추운 겨울입니다.

추위를 이기는 옷차림

오늘 서울이 영하 9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이 강추위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설 연휴에는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추위에는 보온이 최고죠? 내의를 입으시고, 옷을 겹겹이 입으세요. 요즘 내의는 얇고 보온성이 좋아 옷맵시를 해치지도 않습니다. 목도리와 모자, 장갑도 꼭 챙기시고요.

●알레르기 환자=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기본. 특히 비염 환자는 털이 많이 날리는 앙골라 소재의 옷을 피한다.

●당뇨병 환자=꽉 조이는 스타킹이나 속옷, 바지 등을 피하고 가급적 헐렁한 옷을 입는다. 발이 썩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하이힐, 조이는 신발을 피하고 하루 두 번 이상 양말을 갈아 신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낙상에 대비해 너무 길거나 두꺼운 옷을 입지 말고 누비옷처럼 부드럽고 푹신한 옷을 입는다.

●정전기가 많이 나는 사람=천연섬유나 순면 소재의 옷을 입는다. 정전기 방지 처리 표시가 돼 있는 옷이나 구두를 선택하거나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를 이용한다. 치마나 바지가 몸에 달라붙거나 말려 올라가 곤란을 겪곤 하는 사람은 옷을 입기 전에 다리에 로션을 바른다.

오늘의 음악

1953년 어제 한국이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정명훈이 태어났습니다. 정 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트리오 제50번 ‘위대한 예술가를 기리며’를 준비했습니다. 같은 해 오늘은 그룹 칩 트릭의 리더 싱어 로빈 잰더가 태어난 날, 이 그룹의 히트곡 ‘I want you to want me’가 이어집니다. 1949년 어제 태어난 스티브 페리가 이끄는 그룹 저니의 ‘Open Arms’가 뒤를 잇습니다.

♫ 위대한 예술가를 기리며 [정 트리오] [듣기]
♫ I want you to want me [칩 트릭] [듣기]
♫ Open arms [저니]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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