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천재를 죽이고 있지는 않겠지요

1915년 오늘(8월 20일)은 의약사(醫藥史)에 전환점을 마련한 독일의 의학자 파울 에를리히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그는 인류 최초의 본격적 화학약물 ‘살바르산 606’을 개발, 인류가 매독(梅毒)을 극복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엉뚱한 학생이었습니다.

에를리히는 고교 때 문학 교사가 ‘인생은 꿈’이라는 주제의 작문 숙제를 냈더니 다음과 같이 써냈습니다.

‘인생은 산화(酸化)작용이다. 꿈이란 뇌의 활동이고 뇌의 활동이란 단지 산화작용이다.’

문학 교사는 불같이 화를 냈고 형편없는 점수를 줬다고 합니다.

에를리히는 의대에 들어갔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데 반드시 알아야 할 의학용어를 외우는 것에 흥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또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비명을 지르는 환자의 죽음에 당황해서 미생물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교수가 시신을 해부해서 몸의 각 부분을 공부하라고 시키자 엉뚱하게도 시신을 염색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에를리히는 동물에게 염료를 주사하면 특정 부위만 색깔이 변하는 것에 착안해 ‘동물의 몸을 이루는 여러 조직 중에서 특정 부위만 염색하는 염료가 있다면 사람의 조직에는 전혀 붙지 않으면서 세균만을 염색하고 죽이는 것도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른바 ‘마법의 탄환’ 이론입니다.

그는 정상세포는 죽이지 않고 사람을 괴롭히는 미생물만 죽이는 화학약물의 개발에 몰두했고 마침내 ‘살바르산 606’을 탄생시켰습니다. 살바르산은 ‘세상을 구원하는 비소’라는 뜻이며 성실한 일본인 조수 하타 사하치로(秦佐八郎)와 함께 606번 째 실험 끝에 개발했다고 해서 606이란 숫자가 붙었습니다.

살바르산은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그리 대단한 약이 아닐지 모릅니다. 마법의 탄환이라고 보기에는 부작용이 커서 40년 뒤 페니실린이 나오자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수은으로 매독을 치료하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약이었습니다. 매독은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들여와 400여 년 동안 유럽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을 죽인 공포의 역병(疫病)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매독은 부도덕한 사람에 대한 신의 응징으로 여기고 치료제 개발에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의학계에서는 ‘마법의 탄환’ 이론을 인정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을 개발하는 경쟁을 벌여왔습니다. 최근에는 이 개념이 ‘스마트 폭탄’이라는 용어로 업그레이드 되기도 했습니다.

에를리히가 교사나 교수의 지시만 따르는 ‘범생’이었다면 의약사의 발달이 훨씬 늦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우리는 큰일을 할 싹들에게 그늘을 지우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입니다. 여러분은 천재를 키우는 또다른 천재이겠지요?

큰 천재를 키우는 10가지 방법

①공부를 왜 하는지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한다.
②미술과 음악 등 예술을 가까이 하도록.
③자기를 통제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돕는다.
④좋은 친구를 사귀도록 하고 친구에게 장점을 배우도록 가르친다.
⑤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을 독려하고 실패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⑥TV 볼 시간에 독서와 대화를 하도록 유도한다.
⑦가족여행을 자주 하고 박물관, 전시관, 공연장에 함께 간다.
⑧편지나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도록 한다.
⑨아이들에게 부모의 가치-아무리 옳다고 여기는 것일지라도-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⑩사람을 보는 눈과 사람의 가치 등에 대해 자녀와 자주 대화한다.
<제 171호 ‘월드와이드웹’ 참조>

오늘의 음악

1990년 오늘은 프랑스의 첼리스트 모리스 장드롱이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장드롱과 바이올리니스트 예휴디 메뉴인, 피아니스트 헵지바 메뉴인의 연주로 슈베르트 피아노 트리오 1번 1악장을 듣겠습니다. 이와 함께 1948년 태어난 로버트 트랜트가 이끄는 레드제플린의 노래 한 곡을 곁들였습니다.

♫ 슈베르트 피아노 트리오 [장드롱, 메뉴인 등] [듣기]
♫ Kashmir(공연실황) [레드 제플린]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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