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한 어린이 때려서 가르쳐야 하나?

[이성주의 건강편지]어린이 체벌

잘못한 어린이 때려서 가르쳐야 하나?

경기도 이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빗자루로 때리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때문에 온라인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 동영상엔 교사가 빗자루로 어린이 4명을 때리는 장면이 들어있습니다. 첫 번째 아이가 비명을 지르는데도 계속 때린 것이 네티즌의 공분을 일으킨 듯합니다. 이 동영상은 같은 반 어린이가 촬영했고 그 아이의 어머니가 인터넷 토론방에 올렸다고 합니다. 해당 학교에 비난이 쏟아지자 교사는 학교 홈페이지에 사죄의 글을 올렸습니다.

“교육자답지 못한 과도한 체벌로 인해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수많은 학부모, 학생들께 엎드려 용서를 구합니다. 교사로서 합리적인 판단력을 잠시나마 잃게 돼 비롯된 일이며 제가 봐도 스스로를 용납할 수 없는 장면에 몸서리를 치면서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로 맞은 아이는 이전에 몇 번 다른 아이와 싸워 꾸중을 들었는데도 또 싸워 교사가 평상심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 교사는 담임 직을 잃고 출근 정지 조치를 받았으며 체벌을 받은 아이들의 학부모는 “교사가 진심으로 사죄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인 듯 합니다. 저도 대부분은 제 잘못으로, 때로는 정말 억울하게 맞으며 커서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군요. 과연 그 교사에게 자신 있게 돌을 던질 수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세계적으로 학교에서의 체벌(Corporal Punishment)은 금지 추세에 있습니다.
 UN은 2009년까지 지구상에서 모든 체벌을 없앤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어렵겠죠? 지난해 기준으로 23개국에서 학교 체벌은 물론 부모의 체벌도 금지하고 있지만 최소 106개국에서 학교 체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른데, 제가 살던 메릴랜드에서는 아이가 남을 괴롭히면 교실 밖에서 서 있거나 정학 처분을 내리지만 교사가 체벌하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때려도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를 어떻게 잘 가르쳐야 할까요? 이번 기회에 체벌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해 뇌과학과 교육학 등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할 듯합니다. 물론 사회문화적 배경도 고려돼야겠지요.

저도 학부모로서 딸아이가 맞은 얘기를 태연하게 할 때 속이 편하지 않지만, 사회적 합의나 노력 없이 교사만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많은 가정이 집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포기한 상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듯합니다.

하지만 때리는 것은 비교육적이라고 믿습니다. 미국에 살 때 아이가 입학하자마자 학교로부터 ‘친구에게 욕을 하면 복도에 세운다’ 등 아주 구체적인 내용의 ‘상벌 지침서’를 받은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정확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시급한 듯합니다.

마침 오늘(7월 23일)은 ‘영원한 어린이의 아버지’ 소파(小波) 방정환이 별세한지 77년이 되는 해입니다.

소파는 가난 때문에 선린상고를 중퇴하고 토지조사국에서 근무하다 손병희 선생의 딸과 결혼해 보성전문을 졸업한 뒤 일본 동양대에서 아동심리학을 전공합니다. 그때 일본 아동문학의 선구자 이와야 사자나미(岩谷小波)를 만나 어린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그의 호 소파는 스승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면서 잔물결처럼 어린이 사랑이 오래오래 퍼져나가서 마침내 ‘어린이 세상’이 오기를 바란 마음이 담겼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어린이헌장 제10조에 ‘몸이나 마음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빗나간 어린이는 선도되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어떻게 그것을 실현할지 지금까지 우리 모두 너무나 무심했던 것은 아닐까요? 

케네디가와 신사임당의 가정교육 배우기

■케네디가의 교육원칙
○밥상머리 교육을 중시한다. 로즈 여사는 식사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았다. 약속과 시간의 중요함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다. 또 식사 전에 뉴욕타임스를 읽고 식탁에서 얘기를 나누도록 했다.
○아버지가 열성적으로 자녀교육에 신경 쓴다.
○자녀의 자존감을 키웠다. 꾸중보다는 칭찬이 효과가 크다.
○인적 네트워크를 중시했다. 좋은 친구를 사귀도록 돕는다.
○단계를 중시했다. 목표를 세우고 타임테이블에 따라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도록 교육시켰다.

■신사임당의 교육법을 현대에 적용하기
○자녀 앞에서 늘 행동의 모범을 보인다. 늘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최고의 교육.
○부부가 좋은 주제를 놓고 논리적으로 토론한다. 부부가 정으로만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지적인 동반자임을 보여준다.
○자녀와 편지나 e메일을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사임당과 율곡의 편지에서는 모자간의 애정을 넘어 학문적 동지로서 서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부모가 자신의 부모와 시부모, 장인장모를 존경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녀에게 사사건건 간섭하기 보다는 독립된 인격으로 자유롭게 커갈 수 있도록 돕는다.
○TV를 끄고 예술 활동과 독서를 한다. 부모의 자세를 보며 자녀의 정서가 올바르게 형성된다.

1920년 오늘은 ‘포르투갈의 이미자’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태어난 날입니다. 그녀는 ‘파도의 여왕’으로 불립니다.
파도(Fado)는 한국의 한(恨)과도 같은, 포르투갈인의 독특한 정서 사우다데(Saudade)를 표현한 노래이죠. 사우다데는 향수, 갈망 등으로 번역됩니다.
1999년 아말리아가 숨졌을 때 나라 전체가 3일 동안의 애도기간을 가질 정도로 그녀는 파도를 세계 각국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녀의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Barco Nergro                        Amalia Rodrigues

Nem as Paredes Confesso

Amalia Rodrigues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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