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성주의 건강편지]조류 인플루엔자

AI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5월은 정신이 없네요. 광우병 파동에다가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겹쳤습니다.

서울 광진구에서 꿩이 조류인플루엔자로 죽자, 이 일대 주민이 “혹시 내가 조류독감에 걸린 것 아니냐”고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옛날에는 조류독감으로 불렸습니다. 독감을 ‘독한 감기’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 대한의사협회에서 “인플루엔자는 감기와 엄연히 다른 병”이라며 언론사에 용어를 고쳐주기를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습니다.

AI는 새의 전염병이지만 사람에게 전염되면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가집니다. 1918년 스페인독감은 지구촌에서 2500만~1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감기나 독감처럼 유행하면, 희생자는 많지 않을지라도 경제적으로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918년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해여서 각국의 방역 및 의료시스템이 허술하기 짝이 없었고 영양, 위생상태가 극도로 열악했죠. 반면 2008년 한국은 개인의 위생 및 영양이 우수하고 전염병 예방시스템과 폐렴 치료도 선진국 수준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람들 사이에 AI가 유행한다면 ‘출입국 금지국’으로 지정돼 고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IMF 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위기가 초래될 겁니다. ‘허상의 광우병’을 갖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무시한 채 법석을 떨지 말아야 할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AI가 독감처럼 창궐할 가능성은 극히 낮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겁니다.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바이러스는 숙주의 특정 세포에 들어가 둥지를 틀고 증식합니다. 그런데 숙주 세포에 들어가려면 그 세포에 있는 일종의 자물쇠인 수용체를 열 수 있는 열쇠가 있어야 합니다. 무리하게 자물쇠를 열려고 하면 경보장치가 울려 ‘경찰’인 백혈구가 출동해 침입자를 죽입니다. 현재 AI 바이러스는 새나 닭의 세포에는 들어갈 수 있지만 사람 세포의 자물쇠를 열지 못합니다.

1997년까지 의학자들은 돼지에 주목했습니다. AI와 사람의 독감 바이러스가 돼지 목의 호흡기 세포에 함께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포 안에서 두 바이러스가 유전자를 교환해 파괴력과 전파력을 함께 갖춘 바이러스가 태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1997년 홍콩에서 AI가 곧바로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우가 생기자 세계 보건학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사람 사이에서 유행할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또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은 위험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AI는 호흡기로 감염이 되지,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먹는다고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AI 바이러스는 섭씨 75도 이상의 환경에서 쉽게 죽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도 방역 당국은 몇 억 분의 1의 확률이 현실이 될지 노심초사하며 감시하고 있습니다. 설령 AI가 유행해도 위생적인 사람은 걸릴 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전염병의 70%는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제대로’ 손 씻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러분은 알고 계십니까? 모르고 계시면, 오늘부터 습관을 들이는 것은 어떨까요?

손 씻기 습관 들이세요



①귀가 후, 식사 또는 조리 전, 화장실에서 나올 때 반드시 손을 씻는다.
②비누로 거품을 충분히 낸 다음 흐르는 물로 씻는다.
③손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문지른다.
④손가락으로 손바닥의 손금을 긁는다.
⑤손가락은 손바닥으로 감싸서 따로 씻는다. 특히 엄지를 깨끗이 씻는다. 반지 쪽도 깨끗이 씻는다.
⑥손등을 씻고 나서 마지막으로 양손의 손톱을 맞닿게 해서 비빈다.
⑦가급적 면 수건보다는 종이 타월로 닦는다.



5월 7일 정명훈과 서울시향, 아르헤리치의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아르헤리치는 요즘 독주를 잘 안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청중의 기립박수에 스칼라티 소나타, 쇼팽의 마주르카, 슈만의 어린이 정경 등을 연주했습니다.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지난번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스칼라티 소나타를 통해 그날의 감동을 나누고 싶습니다.

▶스칼라티 소나타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0855&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스칼라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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