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싫은 소리하는 코메디닷컴, 죄송합니다

어쩌면 저희 코메디닷컴에 가장 큰 시련이 닥쳤다고도 하겠습니다. 

온라인이 광우병 파동으로 들끓기 시작했을 때 과연 이 사실을 어떻게 보도해야 할까 저희 임직원이 함께 고민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네티즌의 분위기에 맞추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솔깃한 자료를 찾아내 기사를 만들거나 온갖 소문을 소개해서 정부를 몰아치면 네티즌들의 박수를 받고 페이지뷰도 급증할 겁니다. 그것이 이것, 저것 다 켜켜이 따져서 객관적인 기사를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쉽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인기를 좇아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려 했다면 코메디닷컴을 만들지도 않았을 겁니다. 저희는 고심 끝에 흐름에 올라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다고 흐름 밖에 있지도 않기로 했습니다. 비판이 쏟아질 것을 각오했습니다. 인터넷신문 코메디닷컴이 네티즌의 여론에 반하는 기사를 쓰면 종이 신문보다 타격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MBC PD수첩이 ‘황우석 사기극’을 보도했을 때 진실이 밝혀지고 나서도 1년 이상 당시 떨어져간 광고 수주액을 못 채웠던 사실이 맴돌았습니다.

저희는 현재 시점에서 가급적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과학적으로 진실과 가까운 것을 보도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수많은 네티즌의 감성을 건드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론이라면 옳지 않다고 여겨지는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저희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습니다.

①정부의 협상과정에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미국에서 광우병 소나 v-CJD 환자가 생겨도 즉각 금수조치를 취하지 않게 한 부분이 그렇다. 캐나다 소를 미국에서 100일 이상 사육하면 수입하도록 한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

②그것과 미국이 광우병의 온상지라는 사실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미국이 광우병 및 인간광우병 위험 국가라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약하다. 만일의 가능성을 갖고 광우병 위험을 논하면 한국도 자유롭지 못하다.

③광우병 위험을 지적하는 보도나 소문 중에는 의도적 왜곡이 적지 않다. 사실관계가 틀린 것은 지적해야 한다. 가급적 이해관계에서 중립적인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어 무엇이 옳은지 판단해 보도한다.

④광우병 파동은 상당수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정부에 대한 르상티망의 표출이다. 르상티망은 응어리, 분노, 격분 등을 가리키는 철학적 용어. 이 응어리에 이유가 있지만, 이 분노가 과학적 진실을 대신할 수는 없다. 

⑤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도 틀릴 수 있다. 특히 광우병에 대해서는 인류 전체가 잘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겸허하게 진실을 추구한다. 코메디닷컴을 사랑하는 여러분들께서 지적하는 목소리에 늘 귀를 기울이고, 진실 곁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리 결론을 내어놓고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에 합리적인 토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번에도 절감합니다. 특히 열려있어야 할 청소년이나 20대가 남의 말을 들으려 조차 않는다는 사실이 울가망합니다. 젊은이들의 문제는 여러 사실을 비교해서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교육의 문제입니다. 그들의 화법은 이렇습니다.
“그래, 너나 먹어라.”

사실 저는 황우석 사기극 때에도 많은 욕을 먹었습니다. 조류독감, 사스, 광우병 등으로 사회가 요동칠 때에도 획기적 사실보다는 흥분을 가라앉히는 기사를 썼다가 많은 항의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옳았습니다. 오히려 지금 생각해 부끄러웠던 기사는 인기에 영합한 폭로 기사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욕을 하고는, 나중에 자신의 잘못이 밝혀져도 그것으로 끝입니다. 하지만 원망하지 않습니다. 언론인의 숙명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회가 좀 더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무엇이 진짜인지 아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이번에 많은 고객이 떨어져나갈 것으로 보입니다만,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고통을 감수하겠습니다.

아참, 대답을 안했군요. 제 두 딸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일 거냐고요? 당연히 함께 먹을 겁니다. 그렇다고 여러분에게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여러분은 객관적으로 판단하시고 옳다고 여기는 길에 따르시기 빕니다. 저희는 여러분이 보다 잘 판단할 수 있도록 최선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전력하겠습니다. 이것이 민주주의 아닐까요?  

어린이 날에

오늘은 어린이날에 어울리는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첫째 곡은  어린이들 앞에서 부르는 ‘아바의 ‘Sleeping through My Fingers’입니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엄마가 딸의 결혼 전야에 부르는 곡이죠.

둘째 곡은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 영의 ‘Teach your Children’입니다. 지체장애아들을 위한 공연에서 불렀는데 브루스 스프링스틴, 톰 페티 등 록 가수와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 등도 참가했습니다.

▶Sleeping Through My Fingers
http://ww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0982&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Teach your Children
http://ww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0981&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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