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만 의로운 길을 갔던 세계의 영웅

1598년 오늘(11월 19일) 성웅(聖雄) 이순신이 노량 바다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나 극적인 삶이었기에 온갖 이설(異說)이 난무하고 있지만, 충무공은 교과서에 나온대로 이 날 갑판 위에서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둡니다.


충무공은 아시다시피 ‘23전 23승’의 세계 전사에 길이 남는 장군입니다. 하지만 그의 전사 소식이 궁중에 보고됐을 때 선조는 “알았다”는 한마디만 하고 고개를 돌렸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임진왜란 직후 도쿠가와 막부가 충무공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를 지시했으며, 메이지(明治) 유신 때에도 그의 업적과 전술을 연구하는 붐이 다시 일었습니다. 19세기 해군사관학교에는 《이순신 전술전략》이란 교과목까지 생겼습니다.


일본의 해군 제독 테추타로 사토(佐藤鈇太朗)는 충무공과 넬슨을 동서양을 대표하는 양대 해군제독으로 꼽으면서도 충무공을 한 수 위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충무공은 왕의 지원은커녕 방해를 받았으며, 식량 걱정을 하지 않는 적군과 달리 손수 군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연승을 거뒀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충무공이 한번도 해군 교육을 받지 않고도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 나서 승리를 구가한 것을 기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일본에서 ‘군신’(軍神)으로 추앙받는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는 러일전쟁의 승리 직후 한 신문기자가 자신을 넬슨, 이순신 제독에 비견하자 “나를 전쟁의 신이자 바다의 신인 이순신 제독에 비유하는 것은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고 하죠.


영국의 조지 알렉산더 발라드 장군은 “영국인으로서 넬슨과 견줄만한 사람을 인정하긴 어렵지만, 만약 그런 인물이 있다면 바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동양의 위대한 해군 사령관 이순신 장군 뿐”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또 일본의 역사가 아리모토는 “이순신은 십자가를 선택한 예수와도 같은 분”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는 그런 성웅을 방기했습니다. 임금 뿐 아니라 후대의 모두가 그를 잊었습니다. 그의 삶은 의롭고 외로웠지만, 사후에도 한동안 똑같았습니다. 일본의 군인들은 남해와 통영에서 충무공에 대한 진혼제를 지냈지만, 우리는 유적조차 보존하지 못해 일제시대에 뒤늦게 동아일보가 ‘충무공 유적 보존운동’을 펼쳐야만 했습니다.


충무공은 큰 뜻을 품고 ‘의(義)’로운 삶을 추구하느라 한편으로는 늘 외로웠습니다. 그는 늘 고민하고 염려해서 설사에 시달렸는데, 요즘으로 치면 신경성 위염에 과민성대장염이 반복돼 소화기능이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시름’ 때문에 ‘애’(창자)에 이상이 생긴 셈이죠.


오늘 충무공이 떠난 날에 그의 삶에서 감동을 넘어, 교훈을 얻었으면 합니다. 충무공은 위인(偉人)이자, 전략가였으며 성인(聖人)이자 뛰어난 리더였습니다. 충무공의 생각, 삶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삶이 커지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16세기 충무공의 발목을 잡았던 선조나 신하가 아니라, 큰 길을 뚜벅뚜벅 걷고 늘 연구해서 그 길을 승리로 만든 충무공과 같은 사람이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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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무공의 교훈 10가지


①집안 탓을 하지 말라=충무공은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가에서 자랐다.

②좋은 학교, 좋은 직위가 아니라 불평하지 말라=충무공은 첫 과거에 낙방하고 32세에 겨우 과거에 붙었다. 그리고 14년 동안 변방 오지의 말단 수비장교로 돌아다녔다.

③윗사람 탓을 하지 말라=의롭지 못한 직속상관들과의 불화로 몇 차례나 파면과 불이익을 받았으며 임금의 끊임없는 의심으로 옥살이까지 했다.

④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라=적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진 뒤 47세에 해군제독이 됐다.

⑤조직의 지원이나 자본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라=스스로 논밭을 갈아 군자금을 만들어 풍부한 물자의 왜군과 연전연승했다.

⑥끊임없이 공부하라=전략과 전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로 첫 번째 나간 해전에서부터 연승했다. 오른쪽은 ‘죽을 각오를 하면 살고, 살려는 꾀만 부리면 죽는다’는 내용의 글씨.

⑦정보를 모으라=피아에 대한 정보가 확실하면 백전백승. 경제전에서도 마찬가지다.

⑧유혹에 흔들리지 말라=승진욕, 금전욕, 명예욕 등 욕심이 큰 뜻을 망가뜨린다.

⑨결정은 명쾌하게 하라=상벌이 이리저리 흔들리면 리더십이 흔들린다.

⑩공을 탐하지 말라=충무공은 모든 공을 부하에게 돌렸고 장계의 맨 끝에 이렇게 썼을 뿐이다. “신도 싸웠습니다.”(臣亦戰)


김덕수의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와
지용희의 ‘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난다’ 참조

슈베르트의 음악 듣기

1828년 오늘은 ‘가곡의 왕’ 프란츠 피터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그의 기일을 맞아 즉흥곡 4번과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즉흥곡이 경쾌한 음에서 출발해 마음의 굴곡을 거쳐 몽환적인 감동을 준다면 아르페지오네는 가슴을 고요히 가라앉혀줍니다.


▶루빈스타인이 연주하는 ‘즉흥곡’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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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클로스 페레니, 안드라스 쉬프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제1악장

http://ww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8654&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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