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보도

[이성주의 건강편지] 자살 보도


까마귀처럼 되풀이하는 선정적 자살보도

신문과 인터넷을 보니 울가망해집니다. 자살 기사가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 기사에서 모방자살의 낌새가 느껴져 겁이 납니다. 자살보도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해야 한다면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 원칙 중 하나는 자살한 사람이 성적, 교우관계, 카드 빚 등 특정한 이유 때문에 죽음을 택했다고 일반화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도 고백하건데, 15년 전 기자 초년병 시절에 한 중학생이 자살하자 어떤 이유를 부각시켜 선정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참 부끄러운 기사였습니다. 선정적인 보도가 그런 이유를 가진 다른 사람들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학적으로 대부분의 자살은 우울증이라는 심신의 병에서 옵니다. 어떤 사람은 극복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자살 이유를 갖고 입방아를 찧기보다는 우울증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뇌의 병입니다.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밝은 세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우울증, 마음의 감기라고 방치하면 안 됩니다.



나는 혹시 우울증?

①남들은 즐거워하는데도 무표정하거나 오히려 우울해 보인다.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져 예전에 잘 하던 일을 못한다.
②세상만사가 귀찮고 부질없다며 손에서 일을 놓는다.
③세수, 식사 등 간단한 자기 관리도 소홀히 한다.
④불필요하게 온갖 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걱정을 많이 한다.
⑤지난 일만 떠올리면서 늘 후회하고 서운하다.
⑥자신의 앞날엔 절대 좋은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하거나 믿는다.
⑦자신은 한심하고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⑧식욕이 없다며 하루 종일 거의 안 먹는다.
⑨걱정과 초조감으로 불면증에 시달린다.
※7개 이상 항목이 2주 이상 해당하면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 의심되므로 급히 정신과 병의원으로. (자료=분당 서울대병원 정신과)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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