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로포비치와 간염

[이성주의 건강편지] 로스트로포비치와 간염


간염 없는 세상 꿈꾼 천상의 연주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T. S. 엘리엇의 ‘황무지’에서

4월은 정말 잔인했습니다. 
이 달, 음악애호가들은 무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애칭 슬라바)를 
잃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장한나의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그는 민주주의의 
수호자였습니다. 

그는 1970년대 반체제 소설가 솔제니친을 돕다가 연주를 금지 당하자 서방세계로 
망명했습니다. 80년 파리에서 반체제 물리학자 사하로프 박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해 한국에서 ‘광주민주화 운동’이 무자비하게 
진압되자 예정돼 있던 내한공연을 취소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현장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했고, 91년 
옐친이 대통령 당선 직후 쿠데타에 의해 축출 위험에 처하자 모스크바로 날아
가서 그를 보호 했습니다.

슬라바는 말년에 어린이 질병 퇴치에 온힘을 쏟았습니다. 그는 1991년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비쉬네프스카야-로스트로포비치 재단’을 설립, 구 소련 
어린이들의 전염병 예방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2002년 조국 아제르
바이잔 바쿠의 한 병원을 방문, B형 간염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11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했습니다. 
‘천상의 연주자’ 슬라바가 천상으로 떠나면서 이 소리를 꿈꾸지 않았을까요, 
그가 연주한 현(絃)의 소리처럼 감동적인, 간염 없는 세상에서 울리는 어린이
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간염 극복하기

●B형 간염은 아기 때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엄마가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거나 환자라면 아이를 낳자마자 12시간 안에 예방백신과 면역글로
  불린을 함께 접종한다. 엄마가 정상이면 생후 2개월 안에 첫 백신을 맞힌다. 추가 접종 여부는 백신에
  따라 다르다.
●어른은 처음 한 번 접종한 뒤 항체가 형성되지 않으면 1, 2차례 추가 접종한다. 그래도 항체가 생기
  지 않으면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수록 접종 후 항체가 생길 확률이 떨어지
  므로 늦어도 20대 이전에 맞도록 한다. 
●어른 때 감염되면 대부분 △구역질, 구토, 식욕 감퇴를 동반한 만성 피로감 △황달 △체중 감소 △
  복통과 복부 불쾌감 △황갈색의 소변 △복부 팽만 △부기 등의 간염 증세를 보이다가 4∼12주 뒤 회복
  된다. 이 때 과로 음주 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낫지 않고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항체가 생기지 않은 성인이 B형 간염 환자와 성관계나 혈액 접촉을 했다면 가급적 빨리 면역글로불
  린 주사를 맞고 간염 검사를 받도록 한다.
●C형간염은 백신이 없다. 혈액으로 전염되므로 부적절한 성관계, 비위생적인 문신 등을 피한다.
●B, C형 간염 모두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정통 치료를 포기하고 민간요법에만 매달려 치료시기
  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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