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손님이 남긴 반찬 재사용.. 위암 위험 높이는 이유

다른 사람의 침 묻은 젓가락-수저... 헬리코박터 균 옮길 위험

손님이 먹고 남긴 반찬을 재사용 목적으로 별도 용기에 모으고 있던 흔적. [사진=부산 특별사법경찰과]

코로나19를 계기로 위생 관념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손님이 남긴 반찬 등을 재사용한 부산의 음식점 8곳이 적발됐다. 이른 무더위로 식중독 위험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관이 암 발생 위험 요인으로 규정한 헬리코박터 균에 노출될 수 있다. 극소수 식당의 잘못된 행동으로 위생에 철저한 모범 식당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찬 재사용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 은밀하게 이뤄진 반찬 재사용… 원산지 속인 음식점도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특사경)가 8일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아직도 일부 식당에서 잔반 재사용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사경은 음식점의 기초 위생 확립을 위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부산의 식품접객업소 225곳을 대상으로 남은 음식 재사용 등 불법 행위 특별 기획 수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배추김치, 동치미, 고추장아찌, 열무김치 등 손님이 먹다 남긴 반찬을 재사용한 부산의 음식점 8곳이 적발됐다. 한 음식점은 다른 손님의 식탁에 올렸던 김치로 국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단속 수사관이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남긴 반찬을 그대로 다른 손님에게 제공하려다 적발된 곳도 있었다.

반찬을 재사용한 식당 업주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원산지를 중국산에서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음식점 영업자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 어이 없는 반찬 재사용… 소탐대실의 전형

대중 식당의 반찬 재사용은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집에서도 찌개-반찬 공유를 하지 않고 앞접시에 덜어 먹는 가정이 대세인데, 질병 유무를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남긴 반찬을 재사용하면 식중독 뿐 아니라 위암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 침 묻은 젓가락-수저… 위암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균 옮길 위험

입속을 들락거린 젓가락-수저로 인해 다른 사람의 침이 묻은 반찬을 먹을 경우 위암 위험을 높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헬리코박터 균을 1군(group 1) 발암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의 점막에 기생하면서 침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위에 침투해 암 세포를 키우기 때문이다. 가족 중 위암 환자가 2명 이상 나오는 것은 유전성도 있지만, 찌개나 반찬 하나를 공동으로 각자의 수저나 젓가락으로 떠먹는 식습관도 관련이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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