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 사망 위험 2배↑(연구)

대한신장학회 연구팀이 국내 최초 연구 진행

혈액투석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액투석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정상 신기능 환자보다 병원 내 사망위험이 약 2.1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병원 내 사망,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치료 중 하나라도 경험할 위험은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의 역할은 혈액에서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의 농도를 유지하는 등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신장에 문제가 생겨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신부전이라고 한다. 대한신장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는 2011년 6만3341명에서 2021년 12만7068명으로, 10년 동안 2배 넘게 많아졌다.

이렇게 환자가 많아지며 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의 필요성이 커졌다. 그러나 해외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정상 신기능 환자와 혈액투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예후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한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없었다.

이에 대한신장학회 코로나19 대응팀이 국에서는 처음으로 이러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신장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 380명의 임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 5570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22.4%로, 정상 신기능 환자(4%)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양쪽 집단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보정치를 적용했을 때도 혈액 투석 환자의 사망 위험이 여전히 2.1배 높았다. 병원 내 사망,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치료 중 하나라도 경험할 확률인 ‘복합결과’를 비교하니 혈액투석 환자가 정상 신기능 환자보다 3.5배 높았다.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예후 비교. [자료=한림대의료원]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험이 더 크다는 뜻이다. 혈액투석 환자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망까지 이른 환자는 나이가 많고 호흡곤란이 더 자주 나타났으며 요양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신장내과 전문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의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것을 도왔으며 코로나19 대응 지침의 근거자료로 사용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는 끝나가지만, 투석이 이뤄지는 인공신장실에는 여전히 다양한 감염 위험이 있다”며 “이후에도 투석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인공신장실 내 감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투석 환자는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동반 질환 위험이 있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며 투석 환자들이 더 철저하게 방역조치와 개인위생수칙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대표 저자인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박혜인 교수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4월 ‘대한신장학회 국제학술대회(KSN 2023)’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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