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에, 뉴요커 건강 적신호…왜?

대기 내 초미세먼지 영향, 천식·심장질환 등 위험 증가

산불이 장기화될수록 연기의 화학적 성질도 변화하며 건강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진=ESOlex/게티이미지뱅크]
캐나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인접국가인 미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미 도시 거주자들에게 건강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캐나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생한 캐나다 산불은 지난 4년 간의 총 피해 면적을 넘는다. 지난 주말 캐나다 100여 곳에서 산불이 나 현재까지 413곳에 화재가 난 상태로, 이 중 250여 곳은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진화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캐나다의 전례 없는 산불은 미국 북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 전역이 뿌옇게 흐리며, 대기의 질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미국은 이번 산불이 일부 지역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주 환경보호국은 뉴욕, 브롱크스, 퀸스 등의 거주자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 수도인 오타와의 6일(현지시간) 오전 공기의 질은 ‘매우 높은 위험’으로 측정됐다. 토론토 상공의 공기도 오염된 상태로, 이번 주 대부분 이 같은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현지 기상청은 예측하고 있다. 이는 미국 북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예정이다.

산불 연기는 낮은 농도에서도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특히 노인, 어린이, 임산부, 폐나 심장에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초미세먼지는 PM 2.5(직경이 2.5㎛이하인 먼지) 이하의 크기를 가진 먼지로, 폐 깊숙이 이동해 건강 상태를 악화시킨다. 산불 연기에 노출되면 이처럼 작은 미세먼지가 호흡기로 들어와 천식 등에 영향을 미치고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며 폐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먼지의 크기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불이 나면 여러 독성 화학물질들이 만들어진다. 연소될 때 생성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 일산화탄소,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이 건강에 위해한 영향을 미친다.

폐포 대식세포로 불리는 폐 세포는 일정 수준에서는 이러한 미립자들을 잡아 제거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인체 노출량이 크게 늘어나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호흡기 감염에 취약해지는 원인이 된다. 산불 발생과 인플루엔자 사례 증가 사이에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가 있다. 요리를 하며 가스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러한 연관성이 확인된다.

산불이 장기화돼 공기 중에 연기가 오래 머물수록 화학적 성질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를 통한 건강 효과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연기가 자외선에 오래 노출될수록 활성산소가 더 많이 생성돼 건강에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완전히 밀폐된 실내 공간에 있지 않는 한 산불 지역에서는 실내외 공기의 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 실내에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활동량을 줄여 연기를 호흡하는 양이 줄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천식 등 공기의 질에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은 공기 필터를 위한 안전 장치를 잘 마련해두는 것이 좋다. 피치 못하게 외부 활동을 해야 한다면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 착용이 도움이 된다. 단, 최근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 마스크 착용으로 쉽게 숨이 찰 수 있다. 차단력이 좋은 마스크일수록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으니 고령층 등은 공기의 질이 나쁠 때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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