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과민대장증후군? 변 모양 체크하세요!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브리스톨 스툴 스케일. 1997년 개발된 변의 상태를 평가하는 임상적 도구로서, 변의 모양을 7가지로 나눈다. 변에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 중 소화 흡수되지 않은 것들과 소화액, 벗겨진 위장관의 상피세포, 장내미생물 및 단쇄지방산(장내균총 대사산물) 등이 포함된다.

변의 모양은 대개 수분의 양이 결정한다. 정상적인 변은 수분 함량이 70% 내외이고, 60% 이하면 변이 딱딱해지며 변비가 발생한다. 80% 이상일 경우 변이 묽어지거나 설사가 생긴다. 이때, 변의 수분량을 결정하는 핵심은 내가 마시는 물의 양과 변의 구성성분이다. 우리가 마시는 물의 양은 내가 조절할 수 없지만, 변의 구성성분은 쉽지 않다. 이럴 때 변의 구성성분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돕는 것이 바로 ‘변의 모양’이다.

변의 모양을 7개 형태로 나눈 브리스툴 스툴 스케일. [사진=Wikipedia]
브리스톨 스툴 스케일에서 정한 건강한 변은 유형 3,4에 속하는 모양이다. 유형 3은 소시지 형태이나 표면에 균열이 보이고, 유형 4는 표면이 매끈한 소시지 또는 뱀 형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나 수분의 양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위장관 운동상태도 변하기 때문에 매일 이런 건강한 변을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유형 1,2,에 속하거나 유형 5~7에 속하는 변이 잦다면 분명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유형 1은 일명 ‘토끼똥’으로 불린다. 단단한 변이 작은 덩어리로 분리 되어있다. 유형 2는 소시지 모양이나 덩어리가 뭉쳐진 표면의 균열이 뚜렷하게 보인다. 이런 형태는 수분 섭취 부족, 식이섬유 섭취 부족, 매우 적은 식사량 또는 위장관 운동 속도가 저하된 상태 등과 연관된다. 위장관 운동 속도를 조절하는 데 장내 균총의 대사산물이 영향을 주어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변비 개선에 활용되기도 한다.

유형 5~7은 변이 뭉쳐지지 않고 형태가 뚜렷하지 않다. 유형 7처럼 아예 물 같은 설사는 감염질환 등 응급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치료가 우선이나, 유형 5~6과 같이 풀어지는 형태의 변이라면 생활습관 관리가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변 모양이 가장 많이 고려되는 상황은 ‘과민대장증후군’을 관리할 때 이다.

변 모양에 따라 과민대장증후군 관리 방향도 달라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민대장증후군은 결장의 기능장애로, 복통과 함께 배변이 반복되거나 심한 배변습관 변화가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내시경, 혈액검사 등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며, 복부팽만감, 위산 역류 등의 소화기 증상을 비롯해 어깨 결림, 피로 등의 전신 증상까지 이어져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시킨다.

과민대장증후군은 배변습관 변화에 따라 변비형, 설사형, 혼합형(설사와 변비가 섞인 형태) 그리고 배변습관 변화가 특이적이지 않은 형태로 나뉜다. 변비형은 브리스톨 스툴 스케일에서 유형 1,2가 75% 이상, 설사형은 유형 5~6이 75% 이상 그리고 혼합형은 유형 1,2가 25% 이상이고 유형 5~6이 25% 이상 함께 나타난다. 75% 대신 이해하기 쉽게 일주일에 3회 이상의 횟수로 표현하기도 한다.

변비형이라면 위장운동을 억제하는 요소들을 파악하는 것과 함께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약이나 보충제가 필요할 것이고, 설사형 또는 혼합형 과민대장증후군의 경우 장내 가스 생성을 늘려 증상을 악화하는 음식들을 파악해 섭취량을 조절하거나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사형 또는 혼합형의 경우 변비형보다 낙산균 등 일부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로 도움 받는 사례도 많다. 이렇듯 변 모양에 따라 과민대장증후군의 관리 방향은 달라지며, 브리스톨 스툴 스케일은 건강상담에서 전문가와 환자(고객)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도구로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는 과민대장증후군은 전문적 치료 필요

과민대장증후군은 소화기 증상 외에도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30% 이상이 위산이 식도 내로 역류되어 가슴 쓰림이나 위산 역류 등이 발생하는 위식도역류증상을 호소한다고 알려져 있고, 전신 증상으로 섬유근통이나 골반통, 수면장애, 두통 등 위장관 외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각한 배변습관 변화가 직장생활 또는 사회생활에 영향을 주면 삶의 질 저하로 우울감을 겪기도 한다. 만일, 이런 증상을 동반한 과민대장증후군이라면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

과민대장증후군 환자들이 증상 완화를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증상은 단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만으로 관리가 어렵다. 식단관리를 비롯해, 필요할 경우 위장운동조절제나 장의 예민도를 낮추는 진경제, 신경안정제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전반적인 생활을 점검하여 증상을 악화시키는 불안요소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는 지식과 함께 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들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과민대장증후군으로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더 좋은 프로바이오틱스를 탐색하기 보단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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