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하려면, 잘 자야 하는 이유

렘수면 행동장애, 루이소체 치매와 연관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수면을 잘 취해야 한다. [사진=lemono/게티이미지뱅크]
잠을 자는 동안 몸을 뒤척이거나 잠꼬대를 할 순 있지만 일상생활을 하듯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자는 동안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는 질환이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다. 이 질환은 치매와 연관을 보인다.

렘(REM)수면은 꿈을 꾸는 수면 단계다. 이때 꿈속에 나타난 상황에 반응해 움직이면 다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잠을 자는 동안 신체기관은 휴식 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렘수면은 얕은 수면 단계로, 뇌 리듬은 깨어있을 때와 비슷하다. 하지만 근육 운동은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반면,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으면 근육 운동이 억제되지 않아 꿈속에서 한 행동을 현실에서 똑같이 할 수 있다. 말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물론, 주먹질이나 발길질 등을 하기도 한다.

전 세계 인구의 1%에게 나타나므로, 그렇게 드문 장애는 아니다. 65세 이상 성인은 2%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부상을 입는 사람 또한 적지 않다. 미국 미네소타 의대 연구에 의하면 이 장애가 있는 환자의 60%, 침대를 공유하는 파트너의 20%가 잠을 자는 도중 부상을 입는다.

어느 연령대에서나 렘수면 행동장애가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40,50대 이후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30세 미만에서는 항우울제 복용이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40대 이상에서는 항우울제 복용 외에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기면증(졸음증), 정신질환, 자가면역장애, 뇌 병변 등이 상관관계가 있다.

이 행동장애는 치매 발병 전 발생하는 특징도 있다. 뇌 세포에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가 축적되는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을 보인다는 것. 이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는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가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이런 질병들보다 먼저 발생하거나 질병이 진행 중일 때 함께 나타난다.

실질적으로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환자 1280명을 장기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12년 후 환자의 73.5%가 신경퇴행성 질환을 보였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환자가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도록 만드는 승인된 치료법은 아직 없다. 멜라토닌, 클로나제팜과 같은 약들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보고는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와 치매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치매에 선행해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행동장애의 정도를 파악하고 약물요법 등으로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와 함께 수면 환경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잠자리와 가까운 곳에 깨지기 쉬운 물건을 두지 말고, 부상을 방지하는 매트를 바닥에 깔아두는 방법이 있겠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아니더라도, 수면 부족 그 자체 또한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루이소체 치매와 연관이 있다면,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연관성을 보인다. 잠이 부족하면 기억력, 집중력 등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수면을 방해하는 활동을 피하고 잠이 잘 들 수 있는 수면 환경을 조성해 적정 수면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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