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고질병’ 수면질환…이럴 때 잠은 ‘보약’ 아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골이부터 불면증, 수면무호흡, 렘수면행동장애. 어느덧 현대인들에게 ‘고질병’으로도 꼽히기 시작한 수면 질환들이다.

그런가 보다 하고 내버려 두기엔 나중의 결과들이 간단치 않다. 당장, 심·뇌혈관계 질환과도 관련이 깊다. 언뜻 떠올리긴 쉽지 않지만 치매, 파킨슨, 뇌졸중, 뇌전증을 일으키는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고혈압이나 암, 정신질환과도 멀지 않다니 “밤새 안녕히 주무셨나요?”라는 인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건강하게 잘 사는 필수요소로 “잘 먹고(快食), 잘 싸고(快便), 잘 자고(快眠)”와 같은 ‘삼쾌’(三快)도 있다. “잠이 보약”이란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코골이나 불면증도 괴롭지만, 더 무서운 건 ‘수면무호흡’

낮에도 졸리고, 특별한 이유 없이 두통, 피로, 무력감, 집중력 저하 등을 자주 느낀다. 몸이 “밤새 안녕”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기도가 좁아져 공기 흐름이 나빠지면서 몸 안 산소포화도가 줄어들기 때문. 그러면 자율신경을 교란해 혈압과 맥박을 요동치게 한다.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 다양한 심뇌혈관질환 및 대사증후군 원인도 된다.

미국 심장·뇌졸중학회도 “뇌졸중 환자에게 수면무호흡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권한다.

그래서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일어나 머리가 아프거나 온종일 피로감이 높다면 ‘수면다원검사’부터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면의 구조와 효율, 수면 중 발생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잠자는 동안 뇌파, 눈의 움직임, 근육의 움직임, 입과 코를 통한 공기의 흐름, 코골이, 혈압, 흉부와 복부의 호흡운동, 동맥혈 내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환자의 수면 중 행동도 비디오로 기록한다. 이렇게 해서 얻은 기록을 표준화된 분석법을 이용해 판독한다.

잠꼬대를 심하게 하는 것도 문제다. 물론 단순 잠꼬대 정도야 괜찮지만, 노래를 부르고,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한다면 이는 ‘렘수면행동장애’로 본다.

렘수면에 들어가면 우리 몸은 근육의 긴장을 풀고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이게 고장 나면 꿈꾸는 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렘수면행동장애가 5-10년 지나면 파킨슨병과 치매와 같은 신경 퇴행 질환이 발생한다는 것. 뇌전증 환자의 야간발작과도 구분해야 한다.

드물긴 하지만, 수면 중에 이상행동을 하는 ‘사건 수면’도 있다. 약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수면제로 쓰는 졸피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졸피뎀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보약” 수면으로 이끄는 치료법은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 환자를 위해선 이미 여러 치료법이 나와 있다. 늘어난 목젖 주변 연한 조직 일부를 잘라내는 이비인후과 수술도 있지만, 수면 클리닉에서 제안하는 양압기나 치과에서 만들어주는 ‘구강 내 장치’ 등 다양하다.

하지만 수술은 치료가 힘들지만 재발이 잘 되고, 양압기는 효과는 좋으나 계속 쓰기가 불편하다. 또 치과 ‘구강 내 장치’는 자기에게 잘 맞는 장치를 찾기 어렵다. 그 외에 콧속 점막 때문이라면 코 수술을, 턱 때문에 기도가 좁아서 생긴 문제라면 양악수술을 하기도 한다.

도움말=지기환 교수(인제대 부산백병원 신경과), 윤덕영 원장(부산 예스치과)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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