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 만드는 강황 속 커큐민, 대장암 치료효과(연구)

“암세포 죽이고 폐로 퍼지는 것 막아”…대장암 세포주, 생쥐 이용한 연구 결과

카레를 즐겨 먹어야 할 이유가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 속 커큐민 성분이 대장암(직장결장암) 세포를 죽이고 암 세포가 폐로 퍼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대(Ludwig Maximilian University of Munich) 연구팀은 대장암 세포주를 이용한 실험실 모델과 생쥐를 이용한 동물모델 연구 결과 커큐민이 대장암 치료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대장암의 50% 이상에서 세포의 중요한 보호 메커니즘이 특정 유전자(종양억제유전자 p53)의 돌연변이로 비활성화된다. 이 특정 유전자는 세포의 비정상적인 분열과 증식을 억누르고, 망가진 세포 DNA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암을 억제하는 중요한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세포의 보호 메커니즘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연구 결과 강황 속 커큐민은 특정 마이크로RNA 분자(miR-34)의 발현을 유도하는 특정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함으로써, 돌연변이로 비활성화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세포의 중요한 보호 메커니즘이 다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하이코 헤르메킹 교수(실험분자병리학)는 “커큐민이 대장암 세포를 빨리 늙게 만들고 세포 자살(프로그램된 세포 사멸)을 유도하며, 대장암 세포의 폐 전이(폐로 퍼짐)를 억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정 유전자(종양억제유전자 p53)의 산물인 전사인자(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는 종양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마이크로RNA 분자(miR-34)를 유도한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변형한 인간 대장암(결장직장암) 세포주를 이용해 커큐민이 암세포에서 ‘반응성 산소종(ROS, 암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핵심 성분에 해당)’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ROS는 전사인자(NRF2)를 통해 특정 마이크로RNA 분자(miR-34)의 생성을 유도하는 신호경로를 활성화, 암세포의 조기 노화와 프로그램된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또 생쥐실험에서 커큐민이 특정 마이크로RNA 분자(miR-34)의 발현을 유도해 암세포의 전이를 막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헤르메킹 교수는 “커큐민이 특정 마이크로RNA 분자(miR-34)를 유도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게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커큐민은 miR-34를 통해 종양세포를 화학요법 물질인 5-FU에 더 민감하게 만드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Curcumin activates a ROS/KEAP1/NRF2/miR-34a/b/c cascade to suppress colorectal cancer metastasis)는 ≪네이처 세포 사멸과 분화(Cell Death & Differentiation)≫ 저널에 실렸다.

커큐민, 구강암 결핵 화상 등 치료에도 효험

천연물질인 커큐민 성분은 강황의 약 3~5%를 차지한다. 커뮤민은 항염증,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한다. 미국 덴버대 연구 결과를 보면 커큐민은 대식세포(인간면역세포)를 자극해 결핵균을 없애 주는 걸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큐민은 화상을 입은 피부에 젤 형태로 바르면 통증과 염증을 줄이고 흉터를 없애 주는 등 화상 치료 효과를 낸다.  미국 에모리대 의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커큐민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와 관련된 구강암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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