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주기와 심혈관 질환, 어떤 관련이 있을까?

길거나 짧거나 모두 영향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은 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리주기가 21일 못되게 짧거나 35일을 넘을 정도로 길면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된 중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책임자인 중국 난팡의대 난팡병원의 후지에 장 교수(내분비대사학)는 “생리 주기 기능 장애는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개인의 생식 생애 전반에 걸쳐 월경주기 특성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14%~25%의 여성이 불규칙한 월경 주기를 겪고 있다.

연구진은 영국 여성 5만8056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40세~69세인 이들 여성은 약 12년에 걸쳐 설문지를 통해 생리 주기와 규칙성, 기타 의료 정보를 보고했다. 3만9582명은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라고 답했고, 1만8474명은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가 없다고 답했다. 생리 주기는 각 생리 기간 사이의 일수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생리 주기가 규칙적인 여성은 2.5%가 심혈관 질환에 걸린 반면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은 3.4%가 심혈관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연령, 인종 및 민족, 체질량지수(BMI), 흡연 여부, 음주 여부, 신체 활동, 경구 피임약 사용 이력”과 같은 다른 위험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불규칙한 생리 주기가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구체적 질병으로 구별하면 심방세동의 경우 규칙적 생리 주기 여성은 0.56%, 불규칙 생리 주기 여성은 0.92%였다.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경우 규칙적 생리 주기 여성은 약 1.3%, 불규칙 생리 주기 여성은 1.7%였다. 심장마비 역시 0.29% 대 0.45%의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특히 “생리 주기가 길면 심방세동 위험은 증가하지만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위험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기가 짧을수록 관상동맥 심장질환과 심근경색 또는 심장마비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생리 주기가 짧은 경우가 긴 경우 보다 더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여성 건강 센터의 스테파니 포비온 소장은 불규칙한 생리 주기와 인슐린 저항성,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만성 염증 같은 심장병 위험 지표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한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폐경학회의 의료 책임자이기도 한 그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 수 없지만 생리 주기는 여전히 전반적인 건강 지표로 간주돼야 한다”면서 의료 전문가에게 생리 주기가 여성의 또 다른 중요한 신호라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NYU) 그로스만 의대의 니에카 골드버그 교수(심장학)는 짧은 월경주기와 인슐린 저항성 및 지질 이상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지만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심혈관 건강과 생리주기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생리 주기는 지질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낮은 에스트로겐 수치와 관련이 있다”면서 “심방 세동 위험은 호르몬 변화가 심전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ahajournals.org/doi/10.1161/JAHA.122.029020?cookieSet=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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