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발 절단…당뇨병성 족부궤양에 새로운 치료법은

심장약 베타차단제 '에스몰롤' 이용, 표준치료 대비 상처 봉합 효과 두 배 이상 높아

당뇨발 진료장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에 대표적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궤양(당뇨발) 환자 관리에 새로운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어 주목된다.

궤양으로 인해 생긴 상처 부위에 간단히 펴바르는 겔 제형의 약물로, 베타차단제 계열 약물인 ‘에스몰롤(esmolol)’에 대한 임상 평가가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이다.

에스몰롤은 작용시간이 짧은 속효성 베타-아드레날린성 수용체 차단제로, 이미 심실성 빈맥 등 다양한 심장질환에 허가 적응증을 획득하고 추가적인 치료제 효능 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상처 치료에 에스몰롤의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공개됐다. 해당 결과는 작년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당뇨병의 대표 합병증으로 혈당조절 저하 및 신경합병증, 말초혈관질환으로 인해 발에 궤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통상 당뇨병 환자의 15~25% 수준에서 족부궤양을 경험하게 되며, 이 중 일부는 지속적인 피부조직의 괴사로 인해 발의 일부를 절단하게 된다.

​현재 치료법으로는 상처 부위를 덮어 습윤하게 유지하는 드레싱 방법이 사용되고, 괴사 조직을 수술로 제거하는 변연 절제술이 이용된다. 하지만 당뇨병성 족부궤양에 뚜렷한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이번 임상시험에는 인도 전역의 27곳 3차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제1형 또는 제2형 당뇨병 환자(18세~75세 연령) 176명이 등록됐다. 임상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56.4세, 69.3%가 남성이었으며, 당뇨병의 악화 정도를 평가하는 평균 당화혈색소(A1c) 수치는 8.6%, 궤양의 평균 면적은 4.7cm2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치료제 사용 12주 후 궤양의 상처 봉합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평가 결과, 에스몰롤 겔을 표준치료와 함께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기존 치료에 비해 상처 봉합 효과가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몰롤 겔과 표준치료를 병용한 환자의 60.3%가 상처 봉합 목표치를 달성한 반면, 표준치료 단독 치료군에서는 41.7%로 낮게 관찰됐다.

더욱이 에스몰롤 겔을 매일 2회 사용한 환자에서는 상처 봉합 결과가 크게 개선됐다. 상처 치유가 지연되는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이러한 치료 혜택이 두드러졌다.

인도 찬디가르 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은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에 에스몰롤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표준치료에 에스몰롤 겔을 추가했을 때의 치료 효과는 체질량지수(BMI)가 25kg/m2 이상이거나, 체중이 80kg 이상인 환자에서 훨씬 컸다”고 설명했다.

겔 타입의 제형을 가진 에스몰롤은 피부의 각질세포 및 섬유아세포, 내피세포 등을 상처 조직으로 이동시켜 궤양 치유 효과를 높이는 작용기전을 가졌다. 해당 연구는 겔 제형의 ‘에스몰롤염산염(Galnobax, 제품명 갈노박스)’ 신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 노바리드(NovaLead) 주도로 진행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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