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위험 높이고 체중 느는 나쁜 식습관은?

[김용의 헬스앤]

신선한 채소-과일만 자주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의 언급대로 암의 30% 정도는 예방이 가능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변을 둘러보면 암 환자가 적지 않다. 가족, 친척, 친구들 중에도 암 투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지난해 12월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이 기대 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였다. 주위의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나와 상관없을 것 같은 암이 가깝게 다가온 것이다.

암을 일찍 발견하면 치료가 비교적 쉽고 만성 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는 시대다.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1.5%로, 10명 중 7명은 5년 넘게 생존한다. 암을 조기에 진단하면 과거처럼 ‘죽음’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암은 암이다. 초기 암이라도 독한 항암 치료 과정을 거칠 수 있다. 머리가 빠지고 메스꺼움, 구역으로 엄청난 고생을 한다. 치료 후에도 음식 조절, 운동, 검진을 철저히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암을 예방했더라면 이런 고초를 겪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한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암 사망의 30%는 흡연, 30%는 음식, 10~25%는 만성 감염에서 비롯된다. 그밖에 직업, 유전, 음주,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도 각각 1~5% 정도 영향을 미친다. 흡연, 음주, 감염, 잘못된 식습관 등을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바꾸는 것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암 예방 방법이다. WHO는 암의 ⅓은 예방 가능하고, ⅓은 조기 검진-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암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채소-과일이 꼽힌다. 건강을 챙긴다고 공장에서 만든 비싼 영양 보충제를 살 필요가 없다. 탄 음식-짠 음식 등을 절제하고 신선한 채소-과일만 잘 먹어도 WHO의 언급대로 암의 ⅓은 예방 가능하다. 과연 어떤 성분들이 암과 심뇌혈관 질환 등 질병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까?

채소-과일 속의 항산화 영양소(antioxidant nutrients), 식물생리활성물질(phytochemical), 식이섬유 등이 정상 세포가 돌연변이에 의해 암으로 변화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항산화제의 종류로 비타민 C, 비타민 E, 비타민 A 및 비타민 A의 이전 물질인 카로티노이드, 셀레늄 등이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이 성분들은 영양 보충제를 통해 섭취할 수 있으나 신선한 채소-과일을 먹는 것이 암 예방 효과가 더욱 크다.

비타민 C는 채소(토마토, 풋고추, 브로콜리 등), 과일(감귤, 딸기, 키위 등), 곡류 등에 많고 세포 손상을 막아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E는 견과류(아몬드, 호두, 땅콩 등), 식용유(옥수수유, 대두유, 해바라기씨유 등), 고구마 등에 많고 유방암 및 폐암 예방에 기여한다. 베타카로틴은 녹황색 채소(고구마, 당근, 늙은 호박, 단호박, 망고, 시금치) 및 과일(살구, 감귤, 단감 등)에 있고 노화를 늦추고 폐 기능 증진 및 항암 효과가 있다.

비타민 A는 간, 우유, 달걀 노른자에 들어 있고 시력 유지, 정상 세포 발달에 좋다. 루테인은 녹색 채소 (시금치, 케일 등)에 풍부한 성분으로 시각 퇴화 속도를 늦추고 암 발생 위험도 줄여준다. 라이코펜은 토마토, 수박, 살구, 포도 등에 많고 전립선암과 심장병 예방에 기여한다. 식물생리활성물질 중 이소플라본 성분은 콩(대두), 두부, 된장, 청국장, 콩나물, 감자, 옥수수, 땅콩, 멜론, 건포도 등에 포함돼 있고 유방암 예방 효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소금에 절인 음식(김치, 젓갈 등)을 자주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짠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10% 높다. 고농도의 소금은 위 점막의 세포를 자극하여 음식 속의 발암 물질이 잘 흡수되도록 해 간접적인 발암 물질이 될 수 있다. 간장, 된장, 라면, 고추장, 국물 음식 등을 통해서도 소금을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를 불로 구운 형태로 먹을 경우 고기가 탈 가능성이 높아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암 예방을 위해 소금을 아예 먹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WHO 하루 권장량(5g)의 2배 이상을 먹고 있으니 양을 줄이라는 것이다. 채소-과일에는 수분과 칼륨이 많아 몸에 쌓인 짠 성분을 배출해 혈압 조절에도 좋다. 고기 구이를 먹을 때 상추, 양파, 마늘, 녹색 채소만 곁들여도 탄 고기 속의 발암 물질을 신속히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내용은 많이 알려진 가장 기초적인 암 예방 방법이다. 새로운 내용도 없고 늘 반복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장암은 매년 약 2만 8천 명, 위암은 2만 7천 명의 신규 환자가 쏟아지고 있다. 이 암들은 내시경만 정기적으로 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음식과 관련이 깊은 암도 늘고 있다.

막상 암에 걸리면 너무나 고통스럽고 돈도 많이 든다. 늦게 발견하면 집까지 팔아서 건강보험이 안 되는 비싼 신약을 사야 한다. 암 환자 중에는 발병 원인도 모른 채 투병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런 분들을 제외하고 음식만 조심해도 전체 암 발생의 30%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암 예방 법이 늘 똑같다고 지겨워할 게 아니다. 실천이 문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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