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의료기술 전수’ 코스타리카서 간이식 최초’ 성공

2019년 서울아산병원 연수 후 4년간 현지 시스템 구축

코스타리카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자네트 로리오 씨(왼쪽)와 간 기증자인 딸 비앙카 오비에도 씨의 수술 25일차 모습 [사진=서울아산병원]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전수받은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 의료진이 자국에서 최초로 생체 간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한 지 4년 만에 결실이다.

23일 서울아산병원은 코스타리카 사회보장청 산하 칼데론 구아디아 병원 간이식팀에서 지난달 11일 코스타리카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해당 병원 소속 간이식팀 의료진 24명은 지난 2019년 5~12월 5차례(6주씩)에 걸쳐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받았다. 연수진은 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수술실·중환자실 간호사 등으로 구성했다.

이후 자국으로 돌아간 연수진은 생체 간이식 수술 프로그램을 비롯해 간이식 혈관 재건 개선, 복강경 수술 프로그램, 간이식 간호기술 표준화, 중환자실 간호관리, 간이식 수혜자 감염관리 등 다양한 시스템을 현지에 구축해나갔다.

이런 노력의 결실은 지난 4월 11일 오전 6시 결실을 맺었다. 20명의 의료진이 두 모녀의 수술(변형 우엽 간이식술)을 각각 집도해, 딸(비앙카 오비에도, 32세)의 건강한 간을 절제해 간경화 환자인 어머니(자네트 로리오, 60세)에게 이식했다. 18시간의 사투 끝 수술은 성공했고, 두 모녀는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여 8일차에 건강히 퇴원했다.

수술을 집도한 칼데론 구아디아 병원 간이식팀 간췌장담도·이식외과 바네스 로페스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의 도움으로 이곳 코스타리카 환자와 가족의 삶이 바뀔 수 있었다”면서 “생체 간이식 자립에 성공하기까지 성심성의껏 의술을 전수해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서울아산병원 연수 당시의 코스타리카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 [사진=서울아산병원]
이들 의료진의 국내 연수를 총괄했던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는 “연수를 받는 동안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애쓰던 코스타리카 의료진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칼데론 구아디아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에게 깊은 축하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의료 기술을 전수해 세계 곳곳의 많은 환자들이 새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지난 1991년 생체 간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자, 이식되는 우엽 간에 새로운 중간정맥을 만들어 우엽 간 전(全) 구역의 피가 잘 배출되도록 하는 ‘변형 우엽 간이식 수술’ 기법을 고안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22년 9월 간이식 8000례(생체 6658건, 뇌사자 1342건), 수술 성공률 98%의 기록을 달성해 국제적으로 우수한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간암 발생률 최상위 국가인 △몽골 국립 제1병원과 △베트남 쩌라이병원, 호치민대학병원 △터키(성인 생체 간이식·2대 1 생체 간이식 각각 최초) △프랑스(최초 2대 1 생체 간이식 기술) △카타르(최초 생체 간이식) △카자흐스탄(최초 2대 1 생체 간이식 기술) 등의 간이식술 기술 전수 교류를 이어왔다.

코스타리카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에 전달한 단체 사진. 사진에는 ‘감사합니다(Gamsa – hamnida) 서울아산병원’이라는 메시지가 첨부됐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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