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룩하고 크면 무조건? “이런 흉터 켈로이드 아닙니다”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피부에 크고 불룩한 상처가 생길 경우 많은 이들이 본인을 켈로이드 체질은 많은 이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5% 이상이 잘못 알고 있는 ‘켈로이드 체질’, 켈로이드 체질이라고 들으셨다면 켈로이드 아닙니다.

‘제가 켈로이드 체질이라서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뵙습니다. 하지만, 이중 진짜 ‘켈로이드 체질’은 20~30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 정도입니다.

‘저는 켈로이드 체질이라고 들었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제가 서울대학교 병원 성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담당 진료 분야 중 하나가 ‘흉터 클리닉’이었습니다. 켈로이드 체질이라며 흉터클리닉을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진짜 ‘켈로이드’는 거의 없었습니다. 굳이 ‘흉터 클리닉 담당 교수’ 였다는 이전 경력을 꺼내는 이유는 워낙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의사들도 대부분 잘못 알고 있습니다.

한국인에서 켈로이드 체질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켈로이드는 흑인 등 피부색이 짙은 인종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켈로이드는 사진으로 한 번만 비교해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런 흉터는 켈로이드가 아닙니다.

이것은 켈로이드가 아니라 ‘비대흉터’입니다. [출처=영문위키백과]
켈로이드는 원래의 상처 부위를 넘어서 ‘주변으로 자라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진짜 켈로이드 사진을 보겠습니다.

이것이 켈로이드입니다. [출처=영문 위키백과]
​​진짜 켈로이드는 ‘체질’의 문제이므로 치료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수술을 해도 재발이 흔하며.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한국인에게 켈로이드가 발생하는 곳은 주로 ‘귀’입니다.

이것이 켈로이드 체질의 피부다. [사진=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
켈로이드 체질이라고 들은 분들께 ‘켈로이드가 어디 있어요?’라고 여쭤보면 대부분 팔, 다리, 가슴 등을 말씀하십니다.

이건 켈로이드가 아닙니다. 가슴에 흉터가 생기면 누구나 이렇게 될수 있습니다. [사진=플라스틱 서저리 키 (Plastic Surgery Key)]
팔다리와 가슴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강한 장력이 걸리므로 체질에 상관 없이 흉터가 크게 남습니다. 이것은 ‘비대 흉터(비후성 반흔 hypertrophic scar)’라고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그대로 두면 대개 시간이 지나며 좋아집니다.

켈로이드와 비대흉터 [출처=국가정보포털 의학정보]
팔다리와 가슴은 아무리 잘 꿰매더라도 비대흉터가 잘 생깁니다. 본인이 켈로이드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당연히 켈로이드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의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이건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으로 보입니다. )

환자들이 ‘선생님, 여기 흉터가 튀어나오네요’라고 하면 ‘켈로이드 체질이시네요’ 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한국인에게서 워낙 드물지만, 교과서에선 적지 않은 비중으로 나오니, 의사들도 헷갈리기 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의사들 역시 10명 중 9명은 잘못 부르고 있다고 느낍니다.

의학에서 용어와 분류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그것이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용어 하나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달라지게도 합니다.

본인이 켈로이드라는 생각에 작은 상처에도 공포감에 가까운 경계심을 갖고 사는 분들을 뵙습니다. 조금은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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