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계가 주목하는 주사요법들

메디칼계 전용하던 ‘재생의학’ 접목... "턱관절 치료 패러다임 바꾼다"

치과 쪽은 메디칼 쪽에 비해 주사를 많이 쓰지 않는다. 충치, 잇몸질환, 부정교합 치료를 주로 하다 보니 그에 필요한 마취 주사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던 치과계가 최근 주사요법을 다양하게 도입하기 시작했다. 턱관절 치료나 치조골 재생 등에 접목해 보려는 것이다.

사실 턱관절 장애는 치과계에서 새롭게 뜨는 질환. 턱관절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식습관 변화에다 핸드폰 과다사용에 따른 자세의 변화 등이 그 원인. 나이가 들며 턱에 관절염이 생긴 환자도 많아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치과계 ‘턱관절 물리치료’ 인증기관이 5000여 개로 늘어난 것도 그런 때문.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전국에 걸쳐 200여 개에 불과했다.

이들이 수년 전부터 해온 주사요법이 몇 가지 있다. 턱관절 주위 근육의 긴장도를 누그러뜨리는 보톡스(BT) 주사, 염증을 완화하고 빠른 치료 효과를 내는 스테로이드 주사, 턱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히알루론산 주사, 턱관절 면을 씻는 관절강 세정술 등.

물리치료나 스플린트(splint; 교합안정장치)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보아서다. 하지만 이들은 증상 완화가 주목적인 ‘대증요법’에 가깝다. 손상된 관절을 회복시키는 근원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노령환자들 관절염엔 그 한계가 더 뚜렷하다.

그 대안으로 최근 등장한 것이 프롤로테라피(Prolotherapy)와 PDRN.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치대 대학병원들과 개원가 일부에서 도입하기 시작했다.

고질적인 턱관절 장애 환자들이 그 대상이다. 이들은 그동안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아야 했다. 통상적 치료법에 잘 듣지 않는, 난치성 장애가 생각보다 많아서다. 그래서 고통은 고통대로, 돈은 돈대로 들어가는 이중고(二重苦)를 겪어왔다.

턱관절 질환은 턱관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치아 교합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함께 봐야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어쩌면 치과 쪽에 상대적 강점이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다.

프롤로테라피(세포증식치료, Proliferation Therapy)

인체에 무해한 고농도 포도당을 탈이 난 턱관절에 주사한다. 초음파나 CBCT로 환부를 정밀하게 파악해 해당 지점에 정확히 주사하는 게 포인트.

인체는 이를 “몸에 상처가 생겼다”고 인식한다. 그러면 몸에 있던 여러 면역세포와 치료 물질들이 이곳에 몰려든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통증을 만들던 턱관절 조직이 정상조직처럼 낫는다. 마치 한의학에서 약초로 뜸 뜨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통합의학적 접근법.

약물 부작용이 거의 없는, 어쩌면 생체 친화적인 술식이라 할 수 있다. 물리치료나 스플린트로 하던 기존 치료법에 비해 더 짧은 기간에, 더 적은 비용으로 치료 효과가 나온다. 턱관절 탈구처럼 해결하기 어려웠던 증상들 예후도 좋다.

PDRN(DNA 추출 폴리머 혼합물, Poly Deoxy Ribo Nucleotide) 주사

연어나 송어 정자에서 추출한 생체 자극물질. 이를 주입하면 몸은 혈관신생촉진인자(VEGF)를 분비해 손상 부위에 모세혈관이 새로 생기도록 유도한다. 몸의 자연 치유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흔히 ‘DNA 주사’라고도 부른다.

염증 해소는 물론 골조직 재생 효과가 크다. 그래서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스포츠의학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서 두루 사용해왔다.

치료 효과는 프롤로테라피보다 더 강력하다. 포도당 프롤로테라피에 일시적으로 따라오는 염증과 통증이 불가피했다면, PDRN은 염증 억제 효과가 뛰어나 통증이 거의 없다. 골조직 재생 효과도 크다. 치료 기간도 더 짧다. 좋은 특성을 두루 갖고 있다. 그래서 최근 개원가에선 이 두 가지를 함께 쓰는 경향이 있다.

만성 턱관절 장애 환자들 대상으로 일찍부터 프롤로와 PDRN 주사요법을 시도해온 윤현옥 원장(울산 우리치과의원)은 21일 “이들 재생 주사는 증상 개선은 물론 관절 조직의 재생(regeneration)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 했다.

사실 치과계는 이러한 ‘재생의학’을 ‘치의학의 미래비전’으로 그 잠재력을 기대해왔다. 임플란트할 때 잇몸뼈가 부족하면 뼈를 이식해오는 것보단 임플란트 자리 뼈를 재생시키는 것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윤 원장은 또 “지금은 턱관절 치료 정도에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앞으로 잇몸치료, 교정치료, 임플란트 치료 등 치과 메인 영역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턱관절장애교육연구회’ 김욱 회장(의정부 TMD치과 원장)도 ”턱관절에 대한 치료 프로세스를 가장 오래 축적해온 곳이 치과“라면서 ”새로운 주사요법들까지 접목한다면 만성 턱관절 장애로 고생해온 환자들에겐 보다 유익한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턱관절장애교육연구원은 내달 24일 오후, 치과의사들 대상으로 ‘2023년 제3차 보톡스(BT), 프롤로, PDRN 주사요법 세미나’를 서울에서 연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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