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도 두려운데… ‘월경전증후군’ 더 끔찍한 사람들

박OO씨(43)는 월경이 두렵다. 생리통은 그 자체로도 끔찍하지만, 월경이 가까워질수록 여지없이 반복되는 여러 다른 증상들도 그에 못지 않다.

유방통, 골반통, 거기다 편두통까지…. 같이 따라오는 구역질도 징글징글하다. 월경이 시작되고 사나흘 정도 지나면, 그제야 한 시름 놓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회사에서 근무하다 병원에 급히 찾아온 김OO씨(37)는 사나흘 전부터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에 시달렸다. 평소 배변 습관이 좋지만, “월경이 다가올수록 변비가 심해지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묽은 변과 설사가 하루 두세 번씩 반복된다” 했다.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은 월경 가까워질수록 많이 분비되면서 자궁 내벽을 두껍게 한다. 또 소화 운동을 방해하면서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배변 변화를 일으킨다.

이런 ‘월경전증후군’을 ‘Premenstrual syndrome’ 약자를 따 ‘PMS’라 부른다. 생리가 시작되며 나타나는 배의 통증(생리통)과 달리 월경 주기에 따른 다양한 심리적, 신체적 증상들 조합으로 월경이 있기 전 4~10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들이다.

월경 4~10일 전 집중적으로 나타나…환자 체질, 몸 상태 따라 처방 다르다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주기적,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정서적 불안감, 우울감, 과민, 긴장 등의 심리적 변화뿐 아니라, 붓기, 체중 증가, 여드름, 두통, 복통, 유방통, 설사나 변비, 복부 팽만감, 식욕 증가 등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동반된다.

여러 원인이 있다. 배란기 지나고 월경이 다가오면서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비율이 달라지고, 알도스테론과 안지오텐신 증가, 신성 도파민 결핍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또 인슐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프로스타글란딘, 기타 신경전달물질 등에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PMS 심한 환자를 치료할 때, 환자 체질과 근본 원인에 따라 다르게 처방한다.

체내 혈액의 양이 부족한 이는 사물탕이나 당귀작약산과 같은 한약으로 보혈(補血)해준다. 또 순환의 문제로 노폐물이 많은 환자에겐 개울이진탕, 자궁 내부 어혈이 많은 환자에겐 계지복령환이나 도인승기탕을 처방한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상부로 열이 많이 뜨는 이들에겐 가미소요산, 아랫배가 찬 환자에겐 오수유탕이나 온경탕을 처방한다.

환자 체질에 맞춰 시호계지탕, 시호거금가작약탕, 영계감조탕도 많이 처방한다.

예를 들어, 위에 언급한 김OO씨는 시호계지탕이라는 한약을 두 달간 복용한 뒤, 월경주기에 따른 과민성대장증후군이 60% 정도 나아졌다. 월경통과 탈모 증상도 함께 개선됐다.

또 박OO씨는 당귀사역가오수유생강탕이라는 한약을 세 달간 복용한 뒤, 월경전증후군의 제반 증상들이 약 70% 정도 나아졌다.

PMS를 예방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 영양소 고루 잡힌 식단을 잘 챙겨야 한다.

또 일상 생활에서 노출되는 환경호르몬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성호르몬과 유사한 분자 구조여서 우리 몸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반찬통 대신 유리 반찬통을 사용하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도 그래서 PMS 환자들에겐 중요한 일이다.

글=윤여진 원장(태흥당한의원 해운대점)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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