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졸리다는 우리 아이, 밤새 뇌 망가지고 있다?

수면무호흡증 방치하면 학습 능력도 떨어져

청소년이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에 매우 피곤해하거나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음이 쏟아진다면? 기온이 부쩍 오른 요즘 흔히 겪을 수 있는 춘곤증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봄이 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거나 피로감에 시달리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보통 3주 정도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심각한 졸음이 지속된다면 단순 춘곤증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이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에 매우 피곤해하거나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골면서 잠시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반복해서 나타나면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낮에 극도의 피로를 느끼게 되면 기억력, 판단력도 떨어지게 된다.

수면의 질은 청소년기 학생들의 학업과 성장 발달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뉴욕 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 아동병원 호흡기·수면 의학 전문의 라난 아렌스(Raanan Arens) 박사 연구팀이 10대 청소년 98명의 뇌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청소년의 대뇌 피질(뇌의 겉 부분) 두께가 해당 증상이 없는 아이들보다 더 얇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뇌 피질은 인지 발달과 기억력, 정보 처리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주로 유년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대뇌 피질이 얇게 나타나는데, 수면무호흡증 역시 그만큼 아이들의 뇌 발달과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의들은 “청소년기일수록 폐쇄성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청소년기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교감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활성과 저산소증으로 인해 성인이 됐을 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처럼 치명적인 질환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요즘 들어 아이가 유난히 피로를 호소한다면 밤중에 코를 골진 않는지 주의 깊게 살피고, 필요하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았다면 양압기와 같은 비교적 간편한 비수술적 치료부터 받을 것을 권한다. 양압기는 수면 중 기도가 막히지 않게 공기압력을 가해 호흡에 도움을 준다. 미국수면학회(AASM)는 중등 이상의 성인 수면 무호흡증 환자 치료 시 양압기 사용을 표준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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