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잘 씹어야 뇌 건강해진다”

음식을 씹고, 자르고, 삼키는 행동은 얼굴과 목 근육을 자극하고 턱과 성대, 심지어 뇌 기능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무엇을 먹을지 선택할 때 대부분 칼로리가 얼마인지 혹은 영양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등을 따진다. 하지만 그 외에도 하나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얼마나 많이 씹을 수 있는 음식인가다.

우리 몸은 팔과 다리, 복부만 운동이 필요한 게 아니다. 머리와 목에도 규칙적으로 움직여주어야 하는 근육들이 있다. 그 근육들을 운동시켜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씹는 행위다. 실제로 씹기가 포만감을 더 오래 지속시키고 인지 기능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충분히 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씹기와 인지적 이점 사이의 연관성은 무엇인지 미국 식품영양 정보매체 ‘이팅웰(EatingWell)’에서 소개했다.

갈수록 씹는 동작 감소해 턱 힘 약해져

기술이 발달하면서 음식을 먹는 데 쏟는 노동의 양은 꾸준하게 감소해왔다. 절구와 맷돌에서부터 믹서기, 분쇄기, 칼, 강판, 푸드 프로세서, 가스레인지의 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대신해 음식을 분해한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턱 근육이 할 일이 거의 없어졌다. 현재 우리가 먹는 음식은 과거에 비해 부드러워졌고 기계적으로 더 많은 가공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당근이든 채 썬 당근이든 조리된 당근이든 모두 당근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실제로는 같지 않다. 영양 측면에서는 같을지 모르지만, 각각에 대해 턱이 할 일은 다르다는 것이다. 당근 자체는 크게 한 입 베어 물고 씹는 동작이 많이 필요하지만, 채 썬 당근은 씹는 동작이 덜 필요하며, 조리된 당근의 경우 삼키기 편하도록 약간 으깨는 노력이면 충분하다.

음식을 씹을 때 우리는 혀와 치아, 턱뼈, 두개골, 근육 등 많은 신체 부위를 사용한다. 신체에서 가장 강한 근육 중 교근(masseters)이 있는데, 바로 턱을 움직이는 근육이다. 교근은 비교적 작은 근육이지만, 모든 골격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씹기와 뇌 건강, 연관성은?

음식을 씹고, 자르고, 삼키는 행동은 얼굴과 목 근육을 자극하고 턱과 성대, 심지어 뇌 기능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17년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씹기는 뇌의 혈류를 증가시켜 기억과 기타 인지 기능에 관여하는 뇌 영역(해마) 보존을 돕는다.

게다가 코르티솔 분비를 줄여 감정적 긴장이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2019년 ‘국제덴탈저널(International Dental Journal)’에 실린 리뷰 기사에 의하면, 음식을 베어 물 때 발생하는 힘은 뇌의 신경활동 증가를 돕는다.

음식으로 턱 근육을 운동시키는 방법

고무로 만들어진 턱 운동 기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을지를 통해 턱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다. 교정기를 낀다든지, 부상을 입었다든지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에 더해 턱을 더 움직이도록 애써보는 것도 좋다.

이를 위해서는 △스무디와 같이 액체 상태의 음식보다는 기계적인 가공을 거치지 않은 음식을 선택한다 △모든 재료를 믹서기에 갈지 말고 일부는 씹어먹을 수 있도록 한다 △ 생과일이나 채소, 견과류, 말린 과일처럼 음식에 질감을 더한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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