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면 잘 걸릴까? 간단하게 확인 가능

최면 관련 유전자 카테콜오메틸트란스페라제 변이 유무에 달려

사람들 중 약 10~15%는 최면에 매우 잘 걸리는 반면 15~20%는 최면에 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중간에 위치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간단한 혈액 또는 타액 검사만으로 최면 관련 유전자의 DNA를 단 몇 분 만에 분석하는 장치가 개발됐다. 최근 《분자진단 저널(journal of molecular diagnostics)》에 게재된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웸엠디(WebMD)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최면요법은 만성 통증, 안면 홍조, 불안증 같은 의학적 문제에 대한 강력한 치료법이 될 수 있으며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쌓여왔다. 미국 빙햄턴대의 스티븐 제이 린 교수(심리학)는 최면은 “말의 힘을 활용해 삶을 변화키는 기술“이라면서 ”수용적인 사람에게 제공하는 제안을 통해 그들의 생각, 감정,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람들 중 약 10~15%는 최면에 매우 잘 걸리는 반면 15~20%는 최면에 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중간에 위치한다는 점.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는 최면요법이 나에게 통할까 여부가 궁금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카테콜오메틸트란스페라제(COMT)라고 불리는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사람, 특히 여성이 다른 사람보다 통증에 대한 최면 요법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COMT는 뇌의 도파민 대사를 조절하는 효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데 도파민 대사는 집중력과 관련돼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스탠퍼드대의 다나 코르타데 박사과정 연구원은 “최면은 고도로 집중된 주의 상태”라며 “주의력을 조절하는 도파민 경로는 전전두엽 피질로 이동할 때 COMT의 영향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COMT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테스트를 받을 때 뇌의 다른 경로를 사용하는데 이는 COMT가 주의력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최면에 걸리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

손안에 꼭 들어오는 크기의 스탠퍼드 검사기는 아직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최면이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수술 전에 환자의 ‘최면 가능성’을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코로타데 연구원은 말했다.

최면이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식적인 검사를 받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팔을 들어 올리라는 제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거나 최면을 걸고 나서 기억하는 것을 물어보는 방식이다. 최면 가능성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데 문제는 훈련된 검사자를 찾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스스로 테스트하기 위해서 눈을 감고 다음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떠올려보라. 생동감 넘치는 꽃으로 둘러싸인 장미 정원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새가 지저귀고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최면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베일러의대의 게리 엘킨스 교수(심리학 및 신경과학)는 설명했다. 어떤 사람들은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하는 반면 꽃향기를 맡고 새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는 것. 10~15%의 사람은 최면에 매우 잘 걸리는 반면, 15~20%는 잘 걸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학습을 거치면 최면이 가능해진다. 엘킨스 교수는 “최면 가능성의 높은 범위에 있는 사람은 아마도 그 효과를 더 빨리 알아차릴 것이고 낮은 범위에 있는 사람은 2~3주 정도 연습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면 가능성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사람이 최면을 통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증상 감소”를 달성할 수 있다고 엘킨스 교수는 말했다. 앱은 쉽고 저렴하게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엘킨스 교수는 수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 안면 홍조, 금연을 위한 최면 치료 앱을 제공하는 ‘마인드셋 헬스(Mindset Health)’라는 회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선 논문의 공동저자인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과 의사이자 최면 연구자인 데이비드 스피겔 교수가 개발한 ‘레버리(Reveri)’라는 앱도 있다.

최면 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면 상태에서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스탠포드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우선 주의력 조절과 관련된 뇌의 배측전방대상피질 활동이 감소해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음과 주의력 분산요소가 줄어들게 된다. 그런 다음 뇌섬엽과 배외측 전두엽 피질 사이의 회로에 불이 들어온다. 이 영역은 각각 신체 제어 및 집행 기능과 연결되어 신체-뇌 연결을 강화한다. 동시에 배외측 전두엽 피질과 기본 모드 네트워크(자기 참조 처리에 관여) 사이의 활동이 줄어들어 자의식을 덜 느끼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변화를 종합하면 주변 환경에 신경 쓰지 않고 신체 및 감정 조절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jmdjournal.org/article/S1525-1578(23)00003-X/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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