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문둥병’으로 불린 감염병, 아직 존재할까?

한센병, 감염력 매우 낮아...적절한 치료 시 완치 가능

한센병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는 소록도 마을 전경 [사진=뉴스1]
매년 5월 17일은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한센인의 날’이다. 올해로 20번째 행사를 맞는다.

한센병은 나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만성 전염성 질환이다. 노르웨이 의사 한센이 나균을 처음 발견해 한센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에는 ‘문둥병’으로 불렸으나, 울퉁불퉁한 피부를 표현한 이 같은 명칭이 인격 모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한센병으로 불리고 있다. 국내에서 법정감염병 2급으로 분류된 감염병이다.

한센병에 걸리면 나균이 피부, 말초신경계, 상기도 점막으로 침범해 조직 변형이 발생한다. 2~5년의 잠복기를 거쳐 피부 등에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감염병이지만 나균의 감염력은 매우 낮은 편이다. 악수 등 가벼운 접촉은 물론, 성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와 장기간 밀접 접촉이 있을 때 호흡기 또는 상처 부위를 통해 전파된다.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는다.

한센병을 치료하지 않고 두면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해 촉각, 통각, 온도 감각 등이 사라진다. 감각을 못 느끼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외상을 입고 이로 인해 이차 감염이 발생해 신체 일부가 떨어져나가거나 실명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치료제가 없던 과거에는 손가락, 발가락, 코 등을 잃는 고통이 큰 질병이었지만, 지금은 초기에 항생제 사용 등으로 적절히 치료해 나균을 소멸하고 완치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도 크게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인구 1만 명당 1명 이하로 환자가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매년 한 자릿수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감염병은 아니다.

하지만 매년 10명 미만의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단 및 치료 역량을 유지해야 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은 만큼 환자가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진단이 지연될 수 있으니, 한센병 환자와 장기간 접촉했다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병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국내는 퇴치 수준으로 유병률이 낮으니, 과도한 겁을 먹을 필요는 없겠다.

한편, 오늘(16일)은 ‘제20회 한센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다가 4년 만에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행사가 개최됐다. 소록도병원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코로나 기간 휴관했던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도 임시 개관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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