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1위 벗어나려면 ‘정신과 방문’ 중요한 이유

연세대 의대 연구팀, 정신과 방문과 사망 위험 상관성 확인

고의적 자해 환자가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자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ornpak Khunatorn/게티이미지뱅크]
고의적으로 스스로를 다치게 한 자해 경험이 있는 환자가 정신과를 방문하면 자살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살 위험을 낮추려면 적극적인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3.6명이다. OECD 평균인 11.1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2016, 2017년 두 해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 OECD 회원국 자살률 1위를 기록해왔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자살의 주요 원인은 고의적 자해, 노령, 신체장애, 사회·경제적 어려움 등이다. 이 중 고의적 자해는 10~30대 젊은층 사망원인 1위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김혜현 박사, 고찬영 강사, 박유랑 교수 연구팀은 고의적 자해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받지 않을 때보다 자살로 인한 사망 위험을 1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2~2020년까지 고의적 자해로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5640명을 대상으로 정신과 방문과 자살로 인한 사망 간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3개 집단으로 나눴다. 고의적 자해 전 정신과 진단을 받은 3821명, 자해 후 정신과 진단을 받은 755명, 정신과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은 1064명 등 3개 집단을 생존분석의 한 종류인 ‘콕스 회귀분석 모델’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정신과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집단의 자살 생존율은 81.48%(867명/1064명)로 가장 낮았고, 치명적인 자해율은 56.39%(600명/1064명)로 가장 높았다. 자해 사고 이후 정신과에 방문해 진단·치료를 받은 집단은 자살 생존율이 97.7%(738명/755명), 자해 사고 전 진단을 받은 집단은 89.06%(3403명/3821명)였다.

박유랑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치료 이력에 따라 고의적 자해를 한 환자의 사망률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자살예방 전략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JMIR 공공보건 및 감시(JMIR PUBLIC HEALTH AND SURVEILLANCE)》 최신호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