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알레르기 치료 스프레이, FDA 최초 승인 앞둬

에피네프린 분사, 알레르기 반응 개선하는 '네피(Neffy)'

기사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외부자문위원회가 중증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비강 스프레이 치료제인 네피(Neffy)의 승인 권고를 의결했다. FDA 폐-알레르기 약물 자문위원의 대다수는 성인(16 대 6)과 어린이(17 대 5)를 위해 알레르기 반응을 개선해주는 에피네프린을 비강 스프레이로 뿌릴 수 있게 해주는 네피의 승인을 지지했다. 하지만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관련 데이터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소수의견도 있었다고 미국 CBS가 최근 보도했다.

제조사인 미국 제약사 ARS파마슈티컬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리처드 로웬탈 사장은 이 의결 후 “600명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통해 네피의 흡수 강화 비강 스프레이 기술이 바늘 없는 주사제 효과를 구현하면서도 휴대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을 입증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에피는 체중이 30㎏ 이상 나가는 사람의 코 안에 2㎎ 용량의 에피네프린을 분사하는 형태의 치료제다.

ARS는 대규모 임상시험 대신 에피네프린 주사제인 에피펜(EpiPen)과 네피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네피는 에피펜과 비슷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실험을 진행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 카를로스 카마고 교수(응급의학)는 “응급 상황에서 에피네프린을 처방할 수 있게 하려면 다양한 투여 방법을 가진 옵션이 필요하다”며 “에피네프린의 효과는 혈압과 심박수에 미치는 영향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네피를 1회 뿌렸을 때 혈압과 심박수는 에피펜을 1회 투약했을 때와 비슷했으며 네피를 2회 뿌렸을 때 수축기 혈압이 증가한 수준은 에피펜 2회 투약 때보다 더 좋았다고 한다.

에피네프린은 FDA가 존재하기 전인 1901년부터 주사제로 사용돼 왔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FDA가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네피의 효능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자문위원 중 한 명인 루이스 넬슨 박사는 “더 나은 임상 데이터 없이 일관성이 없고 다소 혼란스러운 대리 데이터를 근거로 제품 승인을 권고했고, 그로 인해 궁극적으로 환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더 많은 연구가 실제로 추가 정보를 제공할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또 다른 자문위원인 리어나드 바카리어 박사는 “우리가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냐”고 반문하며 “설사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온다 해도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RS가 제출한 연구에는 사람들이 스프레이를 사용할 경우 주사제보다 18분 더 빠른 처방이 가능하며 35%나 더 많은 사람이 휴대 의사를 밝혔다는 설문 조사도 포함돼 있다. 로젠탈 사장은 자문위원들에게 “만약 사람들이 휴대할 수 없는 약이라면 배달시킬 수도 없어 병원에 가야 하는데 무슨 소용이냐”라는 말로 설득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FDA는 올해 중반까지 네피의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ARS는 2023 년 말에는 제품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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