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입 벌리고 자면 몸속에 생기는 일들

[윤덕영 부산 예스치과의원 원장]

아침에 일어나면 입과 목이 말라 건조하다. 오랜 시간 잠을 잔 것 같은데, 머리가 아프고 왠지 덜 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낮에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다.

최근엔 코골이까지 심하다 한다. 잠깐잠깐 숨까지 멈추고… 내게도 ‘수면 무호흡증’이 생긴 걸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기들은 잠잘 때 입을 지긋이 다물고 쌔근쌔근 숨 쉰다. 여기서 핵심은 ‘입을 다물고’, ‘코로 숨 쉰다’는 것.

입 벌리고 숨 쉬는 습관이 들면 입으로 들어간 세균과 바이러스가 목 주위에 붙어 편도선과 아데노이드가 잘 붓는다. 감기 같은 질병에도 잘 걸린다.

반면, 코로 숨 쉬면 대기 중의 먼지, 세균, 박테리아와 같은 오염물질을 걸러주고 코로 들어온 공기를 몸의 온도, 습도와 비슷하게 조절해준다. 공기가 콧 속 8개 ‘부비강'(副鼻腔, paranasal cavity)을 거치며 산화질소와 만나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쉽게 교체되도록 도와준다.

입으로 숨 쉬면 공기가 폐 속 깊숙이 들어가지 못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 효율이 떨어진다. 코골이에다 수면 무호흡증까지 있다면 몸과 머리에 산소가 더 부족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고 수면 부족으로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체내 산소 부족과 불규칙한 호흡이 혈압과 심장박동 수에 영향을 주어 뇌졸중, 심장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당뇨병 같은 다른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입 호흡과 코 호흡, 건강에 미치는 영향 크게 다르다

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지만 다른 질병이 없다면 대개는 노화와 비만이 주요 원인. 혀, 목젖 연구개, 목 주위 근육, 입 주위 근육이 처지면서 입이 자연스레 벌어지기 때문.

치아와 잇몸이 뻗어 있는 돌출 입, 턱이 작은 무턱, 아래턱이 돌출된 주걱턱인 경우도 입을 벌리고 잘 수 있다.

평상시 코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을 연습해보자.

먼저, 입을 다문 상태에서 최대한 세게 침을 꿀꺽 삼켜 입안을 ‘음압'(陰壓) 상태로 만들어준다. 그렇게 되면 앞쪽 입술이 붙고, 혀는 입천장에 붙는다. 또 뒤쪽 목젖과 연구개가 혀로 밀착되면서 입안으로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한다.

이 상태에서 숨을 코로 5~7초간 깊게 들이마시고, 1~2초 잠깐 쉬었다가, 6~8초간 천천히 내쉰다. 몸 속 이산화탄소를 다 뱉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다. 이것을 몇 차례 반복한다.

평소 낮에 피곤함을 자주 느낀다면 밤에 잘 때 입으로 숨 쉬는지, 아니면 코로 숨 쉬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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