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대변 이식해 난치병 고친다”

마이크로바이옴 '대변이식술' 주목...학계 "장내 유익균 치료 범위 넓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익한 장내미생물을 이용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시대가 열리면서, 최신 치료법으로 ‘대변이식술’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대변이식술(fa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대장에 이식해, 특정 장내미생물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치료법을 말한다. 유익한 장내 세균의 조합을 통해 치료가 어려운 질병 관리에 활용한다는 개념이다.

이미 대변이식술은 염증성 장질환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치료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2013년에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대변이식술을 장질환 치료에 허가했으며, 2016년 국내에서도 보건의료연구원(NECA)에 신의료기술 허가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대변이식술은 최근 10년 동안 염증성 장질환 분야에 차세대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인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대변이식술을 이용한 여러 임상시험들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대변이식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도 했다.

대변이식술의 적용이 빨랐던 미국 등 해외 지역에서는 ‘대변은행’ 등이 만들어지며 체계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적절한 대변 공여자를 찾은 뒤 공여 대변을 이식 가능한 상태로 처리 및 보관, 최종 분양해 대변이식술이 이뤄지기 까지 일련의 과정을 시스템화 한 것이다.

대변이식술의 치료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대한장연구학회 산하 마이크로바이옴연구회에서도 소화기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서의 대변이식술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염증성 장질환, 항생제 다제내성 장염, 항생제 유발 장염 등의 소화기질환 외에도 비만 및 당뇨병 등의 대사질환과 치매, 자폐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 아토피와 탈모 등으로 치료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국내 대학병원 관계자는 “최근 난치성 장질환 분야에 가장 뜨거운 이슈가 대변이식술을 활용하는 치료 전략일 것”이라며 “대변을 치료에 이용한다는 점에서 문화적인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치료 데이터들이 꾸준히 발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학계에서는 장내미세물의 환경과 다양한 질환들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임상 결과들을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진료현장에 도입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과 걸림돌이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가장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미생물들로 이뤄진 생태환경을 의미하며 그 종류가 500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된다. 이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숫자보다 더 많은 수치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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