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도 중풍이 온다

박수정 부산 수정안과 대표원장

어느덧 흔해진 병이 있습니다. 바로 ‘중풍’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뇌졸중입니다.

우리 사회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죠. 뇌혈관이 막히든가 터져서 뇌 혈류에 지장이 생기는 병입니다. 사지 마비와 언어 장애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엔 생명까지 빼앗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이 있는 경우에 더 잘 생기는데, 특히 추운 겨울에 잘 생기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중풍’ 말고 ‘눈 중풍’이라는 병도 있습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람 눈에는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이 있는데, 여기에 공급되는 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생깁니다. 눈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거죠. 그러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중풍이 응급 질환인 것처럼, ‘눈 중풍’은 안과 쪽 응급 질환입니다.

코미디언 이용식이 앓았다 해서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치료 적기를 놓치면 실명에 이르게 됩니다. 이용식도 그래서 한쪽 눈 시력을 잃었다 했습니다.

눈 중풍엔 망막 동맥이 막히는 경우와 망막 정맥이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맥이 막힌 경우가 더 심각해서 실명 위험이 훨씬 더 큽니다.

더 심한 경우는 망막 동맥 중에서도 중심동맥에 발병하는 ‘망막 중심동맥 폐쇄’입니다. 이게 생기면, 그때 치료 골든타임은 길어야 24시간입니다. 그때까지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 동맥 피 흐름을 뚫어주지 못하면 완전 실명으로 가는 거죠. 빠른 발견과 치료가 필수입니다.

그와 달리 망막 정맥이 막힌 경우 위험은 다소 덜합니다. 그렇지만, 망막 부종으로 시력 저하는 물론 녹내장(신생혈관성) 등 여러 합병증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것도 빠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눈 중풍이 생기고 나면 1년 이내에 뇌경색과 뇌출혈이 추가로 생기는 비율이 10%나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눈 중풍 오면 1년 이내에 뇌경색 뇌출혈 따라 온다

가끔 “눈에도 혈관이 있나요?”라는 ‘엉뚱한’ 얘기를 듣는 때가 있습니다. 이들에게 눈 속을 촬영해서 눈에 지나가고 있는 수많은 혈관 사진을 보여주면 아주 깜짝 놀랍니다. 고개도 끄덕이고요.

사람 몸 속에는 수많은 혈관이 있는데, 눈의 안팎에도 수많은 혈관, 동맥과 정맥까지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 몸 속을 지나는 수많은 혈관 중에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고 또 상태까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그건 바로 눈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눈 속 혈관들을 잘 분석하면 우리 몸의 동맥경화증과 당뇨합병증 등 이상 상태를 미리 판정할 수도 있습니다.

눈 중풍이 어떤 때 잘 생기고, 예방하자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눈 중풍은 일단 생기면 치료가 쉽지 않기에 무조건 예방이 중요합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만성 대사성 질환이 있는 경우엔 더 잘 관리하고, 잘못된 생활 습관을 미리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 위험 요인들을 미리 줄이는 것은 물론, 걷고 뛰고 자전거 타는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번 이상은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루테인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루테인 많은 식품으론 시금치, 케일, 순무 등 녹색 채소가 있고, 베타카로틴 많은 건 토마토, 당근, 해조류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아보는 것입니다. 특히 ‘안저검사’가 중요합니다. 눈의 혈관 상태를 잘 파악해 두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니까요.

글=박수정 부산 수정안과 대표원장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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