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닮은 특별한 바비”…단순한 인형 이상의 ‘의미’

마텔의 새 모델 출시에 긍정적 반응 줄이어

다운증후군 환자의 가족이 바비 인형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 [사진=마텔 공식 유튜브 캡쳐]
미국 장난감 회사 마텔이 25일(현지시간) 다운증후군 바비를 출시했다. 마텔은 “모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인형을 통해 더 큰 이해와 공감을 가르치고 사회적 낙인에 대항하겠다”고 이번 모델 출시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인형은 둥근 얼굴, 납작한 코, 작은 귀, 아몬드 모양의 눈 등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특징을 반영했다. ‘전미 다운증후군 협회(NDSS)’가 마텔의 목표에 공감해 협력했다.

NDSS의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동기부여 연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다운증후군 환자 카일라 맥케언은 미국 C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인형은 항상 나와 다른 모습이었지만, 이번에 출시된 바비는 처음으로 나를 닮았다고 느낀다”며 “이 인형이 다양성과 포용의 상징이 되어 많은 아이들을 위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일라는 NDSS와 마텔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새롭게 출시되는 바비가 다운증후군의 물리적인 특징을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도왔다. 그는 이번 제품 출시를 홍보하는 마텔의 유튜브 영상에서  “다운증후군 환자들은 인형을 통해 자신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텔에서 제품과 함께 공개한 영상에는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인형을 보고 놀라움과 감동을 표현하는 모습이 담겼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딸을 키우는 한 어머니는 마텔과의 인터뷰에서 “이 인형은 우리 가족에게 단순한 인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벅찬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출시된 바비 인형은 다운증후군 환자의 외형적 특성을 반영했다. [사진=마텔 공식 홈페이지]
다운증후군은 본래 한 쌍(2개)인 21번 염색체가 3개여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형이 착용한 분홍색 목걸이의 화살표 모양 3개는 21번 염색체를 의미한다. 마텔은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가진 3개의 염색체를 행운의 징표로 생각할 수 있도록 목걸이 장식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마텔에서 만든 바비 인형은 흑인, 히스패닉, 동양계 등 다양한 인종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백반증이 있는 인형, 보청기나 휠체어, 의족을 착용한 인형 등을 예전에도 출시한 적이 있다.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인형은 누구의 모습이든지 닮을 수 있고, 인종이 다르거나 장애가 있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다운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은 여전히 있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항하는 움직임도 만만치 않게 일고 있다. 최근 사회와 활발히 교류하며 다운증후군 환자의 ‘다르지 않은’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도 많다. 많은 작가, 모델, 인플루언서들이 다운증후군 환자임을 밝히고 활동한다. 국내에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배우 정은혜 씨가 대표적이다.

주한스웨덴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했던 ‘아이콘-존재의 권리에 대한 사진전’의 한 작품(엠마 스벤손, 승자·Vinnaren)과 사진전 포스터.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최근 주한스웨덴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아이콘-존재의 권리에 대한 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사진전의 모델인 스웨덴 글라다후디크 극단은 다운증후군 환자가 배우 활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이 사진전은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개최돼 유럽 각국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지금까지도 유럽 각국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명의 다운증후군 모델이 대중문화, 예술, 사회의 다양한 상징을 표현하며 다운증후군에 대한 편견에 도전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사진전 개최식에 참여했던 이세웅 한서문화협회장은 1970년대 스웨덴 유학 당시 다운증후군 환자와 사람들이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스웨덴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사회적 차이점이 바로 ‘장애인에 대한 배려’였다”며 “한국에선 장애인을 가족들이 집에 숨겼는데, 신체·정신질환 장애인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던 스웨덴 사회를 보면서 ‘이 아이들도 살아갈 권리, 정상적인 생활을 할 권리가 있구나’란 교훈을 배웠다”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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