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일으키는 안과 질환 ‘황반변성’…치료제 경쟁 격화

최초 이중특이항체 치료제 '바비스모' 경쟁 합류, 매출 고공행진

바비스모. [사진=로슈 제공]

이중작용 기전을 가진 황반변성 치료 신약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의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주사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동일 계열 치료제로는 네 번째 진입 품목으로 가장 늦은 출발점에 섰으나, ‘연 3회 투여’라는 획기적인 투약 편의성을 앞세워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출시 1년 만에 신생혈관성(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nAMD) 시장 점유율 12%,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점유율 5%를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가 주목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기업 로슈가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의 올해 1분기 글로벌 매출 실적이 4억8600만 달러(한화 약 6510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당초 시장조사기관 예상(28%)보다 높은 수치다.

현재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제 시장에는 리딩품목인 바이엘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를 비롯해 노바티스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와 비오뷰(성분명 브롤리시주맙)가 치열한 처방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비스모는 시장 진입이 가장 빨랐던 루센티스에 이어 15년 만에 등장한 후발 품목으로, 작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받고 올해 1월 국내 허가를 획득하면서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시장분석가들은 이번 분기 실적 결과에 대해 “비비스모는 작년 승인 이후 연간 매출이 2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며 “로슈에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신규 환자 유치 외에도 경쟁 약물인 아일리아에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일리아는 작년 매출 실적이 상당히 줄었는데, 바비스모로 전환한 환자의 70~80%가 아일리아에서 옮겨왔다”고 분석했다.

바비스모는 안과 질환 최초의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로 평가된다. 기존 치료제들이 표적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와 함께 망막 혈관의 안전성을 저하시키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모두 타깃으로 잡고 있다. 때문에 보다 넓은 범위의 질환 발병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기전을 통해 안구 내 주사 투여 횟수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최대 4개월 간격의 투약법(연 3회)을 가지고 있어, 지금껏 허가를 받은 황반변성 치료제 중 치료적 부담은 가장 적다.

실제로 바비스모는 권장 용량 6mg (0.05ml)을 첫 4회 투여한 뒤, 이후 질병 활성이 없는 습성 황반변성 환자는 4개월마다 1회씩 투여하며,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에서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투여 간격을 4주 단위로 증가해 최대 4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질환은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잦은 안구 내 주사와 병원 방문에 대한 환자, 의료진의 부담이 상당히 크다”며 “바비스모는 최대 4개월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는 편의성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반변성은 노인성 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시력 저하와 실명을 일으킨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로 환자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 국민 1만 명 당 약 36명이 황반변성을 가지는 것으로 조사된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제 진입 이후 시력 유지 및 개선을 통해 심각한 시력 손실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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