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25% ADHD약 오용…장점보다 ‘부작용’ 클 수도

온라인 구매, 지인과의 공유 등...약 유통 방식 변화 영향

ADHD 치료제는 일반인이 먹는 약이 아니다. 오히려 부작용 영향이 클 수 있다. [사진=Sudowoodo/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일부 미국 중고등학교에서 학생 4명 중 1명이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치료제를 잘못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학협회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18일 발표된 이 연구에 의하면 미국 중고등학교에서 비의학적인 용도로 이 약이 쓰이고 있다. 학교별로 0~25%까지 오용 사례가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약을 오용하고 있다는 의미는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과 지시에 따라 적정량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급 루트를 통해 약을 구매하고 복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ADHD 치료제의 다양한 공급책이 존재한다는 것. 온라인으로 구입하거나 친구 혹은 가족들과 약을 공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복용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ADHD 치료제를 구하게 되면 약의 출처와 성분이 불분명해진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약을 먹으면 펜타닐 등 다른 강력한 불법물질이 포함된 성분을 포함한 약을 먹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DHD 치료제는 ‘증거 기반’으로 사용되는 약이지만 임상 의사의 처방이나 지침 없이 임의로 복용하면 해로울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약이 의학적 목적이 아닌 비의학적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될 때의 부작용이 우려스럽다는 것.

이 약은 장기간 복용 시 심혈관질환, 우울, 불안, 발작 등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ADHD 치료제가 ‘집중력 향상’, ‘성적 향상’ 등에 도움이 되는 약으로 알려지며 역시 오남용 우려가 높은 약으로 꼽히고 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의료용 마약 처방 현황’ 자료에 의하면 ADHD 치료제(벤조디아제핀) 처방은 2018년 5억 811개에서 2022년 12억 4546개로 78% 증가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살핀 결과에서는 강남, 송파, 서초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ADHD 치료제 처방이 가장 많았다. ADHD 치료제에 대한 높은 수요는 범죄자들의 악용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가 ADHD 치료제로 둔갑해 청소년들에게 유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ADHD 치료제는 말 그대로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이 복용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다. ADHD 환자는 뇌의 특정 신경전달물질이 결핍된 상태인데, 약이 이 물질의 생성을 돕는다.

ADHD가 없는 일반인은 이러한 약의 효과와 혜택을 얻을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오히려 약 복용 후 불안감이 높아지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절대 함부로 복용해선 안 된다.

이 약은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임의로 복용해선 안 된다. 학생의 집중력을 높이는 수단이 아니며, 이 약을 먹는다고 공부를 더 잘하게 되는 것 또한 아니다. ADHD 환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복용 시 일어나는 장점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학업성취도 등에 대한 욕심으로 섣부른 선택을 해선 안 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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