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생기는 ‘설암’, 구내염과 다른 점은?

구내염과 유사한 증상, 조기진단 중요

혀에 암이 생기는 ‘설암’은 초기 증상이 구내염과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제때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혀에 암이 생기는 설암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병이다. 구내염(입 안의 염증)과 증상이 유사해 방치하기도 쉽다. 설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혀의 기능을 대부분 보존할 수 있고 완치율도 높지만,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되면 생존율이 20%까지 떨어진다. 이에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혀, 잇몸, 볼의 점막, 입천장, 입술, 턱뼈 등 입과 관련한 부위에 암이 생기는 걸 구강암이라고 한다. 설암은 구강암 중에서도 약 30%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주로 50대 이상에게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40대 이하 여성과 20대에도 늘어나는 추세다.

설암은 주로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나타난다. 담배와 알코올이 치명적이며, 입 안 위생이 불량해 자극이 지속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탄 음식, 맵고 짠 음식, 70도 이상의 뜨거운 음식을 즐겨먹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나 노화가 진행되며 일어나는 DNA 변이가 설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설암 초기에는 혀에 붉은 상처가 생긴다. 암이 진행되면 상처 부위에 통증, 출혈,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생기고 구취가 생길 수도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권익재 교수는 “설암 초기 상처는 구내염과 비슷하지만 구내염은 염증을 제거하면 2-3주 안에 회복되는 반면 설암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며 “2주 넘게 혀의 한 곳에만 염증이 있다면 설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설암이 진행된 사례 [사진=서울대치과병원]
설암이 의심될 때는 부분 마취 후 상처 부위를 떼서 현미경으로 조직검사를 한다. 암으로 확인이 되면 발생 부위, 크기, 전이 가능성을 고려해 치료한다. 절제 가능한 위치에 생긴 경우 혀를 일부 절제해 종양을 제거한다. 혀는 빠르게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기관이기에 절제술 뒤 재건수술이 뒤따른다. 일정 단계 이상 전이돼 절제하면 혀를 회복하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먼저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설암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금주가 필수다. 특히 흡연은 설암 발생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자극이 심하지 않은 음식을 먹고 탄 음식은 피해야 한다. 치아에 보철물이나 의치를 착용했다면, 잘 맞지 않아 계속 입 안을 자극하지 않는지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박희경 교수는 “백반증, 구강 점막염, 구강 편평태선 등의 질환은 설암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관련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면 발생 부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증이 없더라도 상처나 염증이 생기면 꼭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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