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란병원 손성연 신경과장에 따르면 혈액순환장애로 손발저림이 나타나는 일은 드물다. 상당수가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특히 손가락 끝이나 손바닥 등 일부 부위만 저리거나, 근처 근육이 함께 저린다면 말초신경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말초신경은 척수에서 출발해 손가락과 발가락 끝까지 전신에 퍼져 있는 신경이다. 말초신경에 기능장애가 생기면 말초신경병증이다. 손발저림의 주요 원인이다. 손발이 무감각해지고 심한 경우 남의 손발처럼 느끼기도 하며, 차가운 환경에서는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감전된 것처럼 화끈거리며 찌릿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말초신경은 운동신경, 감각신경, 자율신경으로 이뤄진다. 운동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면 물건을 집거나 단추를 채우는 것이 어려워진다. 자율신경장애가 나타나면 기립성 저혈압, 어지럼증, 두근거림, 소화장애, 땀 분비량 변화 등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과를 방문해 신경이 손상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스트레칭을 해서 해결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당뇨, 갑상선질환, 과음, 비타민 결핍 등의 이유로 신체 대사에 문제가 생겨도 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대사성 신경병증이라고 한다. 원인 질환을 조기에 치료하면 신경 손상이 호전될 수 있다. 특히 당뇨 환자의 절반 이상이 신경질환을 앓으며, 50세 이상 환자라면 통증의 위험이 높다.
손 과장은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등 위험인자를 관리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