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크론병 ‘재발’ 예측해 약물 내성·부작용 최소화

"염증성 장질환 완치 연구의 일환"

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혈액검사로도 확인할 수 있는 예측 지표를 확인하면서 소아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의 재발 가능성을 예측해 약물치료의 내성과 부작용 우려를 최소할 수 있게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소아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의 재발 가능성을 예측해 약물치료의 내성과 부작용 우려를 최소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혈액검사로도 확인할 수 있는 예측 지표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진·최연호 교수팀은 이들 환아의 혈액 내 단핵구 비율을 통해 약물 치료를 중단한 후 염증성 장질환의 재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들 질환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점에서 혈액 내 면역세포(식세포)인 단핵구의 비율을 ‘재발 예측 지표’로 삼았다. 백혈구의 일종인 단핵구는 이물질이나 세균을 잡아먹어 면역 기능을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3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염증성 장 질환으로 진단받은 19세 이하의 소아·청소년 환자 727명의 재발 여부와 약물 치료 중단 당시의 임상적 특징, 단핵구 비율, 질병 활성도 등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이 결과, 약물치료 중단 시 혈액 내 단핵구 비율이 8.15%를 초과하면 증상이 감소해도 6개월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먼저 재발 환자에게서 혈액 내 단핵구 비율과 절대 단핵구수, 단핵구/다형성백혈구 (PMN)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을 확인했고, 다시 다변량 분석을 거쳐 단핵구 백분율과 PMN 비율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번 연구에서 가리키는 약물은 흔히 면역억제제로 불리는 생물학적 주사제로 종류다. 면역물질인 인터루킨(IL)-12·23 억제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맵) 등이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은 자가면역질환이기에 약물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이 쉽다. 약물 치료를 통해 장 내부를 보호하는 점막을 회복하도록 돕는데, 이를 중단하면 자가면역 이상반응으로 회복한 장내 점막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 치료와 중단 기간을 결정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면역억제제는 스테로이드 성분 등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활용하던 기존 약물보다 부작용 우려가 적어 비교적 장기간 투약이 가능해 최근 활용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약물 내성이 생기거나 일부 부작용 가능성은 있어 무한정 투약하기는 어렵다.

김미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혈중 단핵구 비율을 염증성 장질환의 재발 예측 지표로 활용할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면서 “가까운 미래엔 염증성 장질환 완치에 도전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서 2018년에도 면역억제 치료제(인플릭시맵)의 혈중 농도가 낮을수록(체내 흡수율↑) 약물치료 중단 후 재발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면역학 저널인 ‘프론티어즈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IF=8.787)에 발표됐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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