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두 잔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연구는 오류”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루 한 잔의 와인 또는 맥주를 마시는 것이 심장병과 사망 위험을 줄여준다는 수십 건의 연구결과가 오류의 산물이라 비판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어떠한 음주도 건강상의 이점이 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미국의학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가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의 한 명인 캐나다 빅토리아대 팀 스톡웰 교수는 “적절한 음주는 대략 일주일에 한 잔 정도에서 하루 두 잔을 넘지 않는 음주를 말한다”며 “많은 연구가 이 정도의 음주는 조기사망 위험을 줄여준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알코올 사용과 사망 사이의 관계를 평가한 107개의 연구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전체 연구대상자는 500명이 넘는다.

연구진은 대다수 연구가 과거 술을 마시다 중단한 사람을 평생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과 함께 묶어 ‘비음주자’로 분류했음을 발견했다. 과거 술을 마셨던 사람은 일반적으로 건강문제로 술을 끊거나 줄였다.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이전 금주자는 술에 입을 대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위험이 22%나 높았다.

스톡웰 교수는 비음주자 그룹에 속한 이들의 존재가 편향된 결과를 초래해 매일 가벼운 음주가 건강에 좋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 데이터에서 이들 금주자를 비음주자에서 제외하는 조정을 가하고 데이터를 새로 뽑았다.

그 결과 가끔 술을 마시는 사람(1.3g 미만 또는 2주마다 한 잔)이나 소량 음주자(하루 최대 24g 또는 거의 두 잔)의 사망 위험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25g~44g(약 3잔)을 마시는 사람의 사망 위험은 약간 증가했지만 통계적 의미는 거의 없었다. 하루 45g 이상의 알코올을 마시는 사람의 사망 위험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위험은 하루에 65g 이상의 알코올을 마시거나 4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로 이들의 사망 위험은 가끔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약 35% 더 높았다.

스톡웰 교수는 “적당한 음주로 인한 이점은 크게 줄어들고 경우에 따라 완전히 사라진다”고 밝혔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공중보건대의 캐서린 레스코 교수(역학)는 “낮은 수준의 음주가 건강에 이점이 된다는 것을 불확실한 반면 중등도 이상의 음주는 유해한 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특히 여성의 사망 위험이 적은 양의 알코올에도 극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음주로 인한 여성의 사망 위험 증가는 남성의 위험 증가보다 일관되게 높았다. 매일 65g 이상의 알코올을 마시는 여성의 사망 위험 증가율은 61%로 같은 양을 마시는 남성의 사망 위험 증가율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중독 퇴치 파트너십(Partnership to End Addiction)’의 소비자임상콘텐츠개발 담당 부사장 팻 오셈은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알코올을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여성은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고, 더 빨리 취하고, 알코올을 대사하는 데 더 오래 걸린다”라고 그는 부연했다.

이러한 결과는 알코올 사용이 최소 22가지의 특정 사망 원인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미가 더 뚜렷해진다고 스톡웰 교수는 말했다. 알코올 사용은 간 질환, 일부 암, 뇌졸중 및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한 사고, 자동차 충돌, 살인시도 및 자살기도로 인한 부상과 사망을 초래하게 된다. 그는 “유전학 연구결과는 심장병이나 조기사망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적당량의 음주는 없다는 우리의 결론을 뒷받침한다”라고 말했다.

오셈 부사장은 주당 음주량과 그로 인한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주당 2잔 이하-자신이나 타인에게 알코올과 관련된 결과를 피할 수 있다.

▲주당 3~6잔-유방암 및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유형의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주당 7잔 이상-심장병이나 뇌졸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그는 “음주량이 늘어날 때마다 알코올 관련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며 “이렇게 증가한 위험은 신체와 뇌의 세포 조직에 복구하기 힘든 손상을 가하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라고 지적했다. “간단히 말해 술은 적게 마실수록 좋다”고 그는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몇 가지 한계를 지적했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연구에서 알코올 소비량 측정이 불완전했으며, 많은 경우 자가 보고된 알코올 소비량이 과소 보고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알코올의 위험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향후 연구는 특정 음주 관련 질병과 특정 그룹을 연결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스톡웰 교수는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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