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과 치매 사이 어떤 관계 있을까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위축이 더 빠르게 진행

신체의 여러 곳에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기억, 사고, 행동, 그리고 일상 활동을 수행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진행성 뇌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노화와 관련이 있으나 젊은 사람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중국과학원 심리학연구소 연구팀은 신체의 여러 곳에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경우 통증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 실행 기능, 학습, 주의력과 같은 인지 기능이 더 광범위하고 빠르게 감소한다는 내용이다.

만성 통증 환자 중 거의 절반은 통증 부위가 여러 곳에 퍼져 있는 만성 통증을 경험하는데 이는 전반적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전에는 여러 신체부위에서 만성 통증을 경험하는 것이 신경 인지의 이상을 악화시키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다.

새로운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 35만4943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통증 부위가 추가될 때마다 신경 인지이상 위험이 증가하고, 이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위축으로 매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마의 부피는 나이 들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연구팀은 신체 여러 곳에 만성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해마 위축 수준을 평균 60세의 건강한 사람들의 노화에 비교했다.

교신저자 투이헝 박사는 “여러 부위에 만성 통증이 있으면 해마에 최대 8년에 이르는 노화의 가속화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일련의 인지 부담의 기저를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체 2곳에 만성 통증이 있는 60세의 경우 해마 부피가 만성 통증이 없는 62세의 해마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만성통증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치매의 위험성에 대한 정량적 이해를 제공함으로써 만성통증과 인지장애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기초를 마련했다.

또한 복합 부위의 만성 통증이 환자의 인지와 뇌에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만큼 기초 및 임상 연구에서 통증 상태의 중복적 특성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됐다. 원제는 ‘Elevated dementia risk, cognitive decline, and hippocampal atrophy in multisite chronic pain.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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