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폐 아동 증가세… ‘150명 중 1명 → 36명 중 1명’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어린이들 특히 급증

2020년에 8세 아동 36명 중 1명이 ASD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아동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유병률이 2018년과 2020년 사이 증가해 장기적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했다. CDC가 자체 간행물인 《유병율과 사망률 주간 보고서(MMWR)》에 게재된 2편의 논문을 토대로 발표한 내용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2020년에는 8세 아동 36명 중 1명이 ASD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의 44명 중 1명보다 많아진 것이다. 유병률은 남아에서 약 4%, 여아에서 1%가 된다.

이러한 증가가 반드시 ASD가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식 및 검진 증가와 같은 다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의대의 캐서린 로드 교수(정신과)는 과거에 비해 ASD 증세 어린이가 더 많이 발견된 결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이들 어린이들이 어떤 관리를 받느냐”라고 말했다.

특히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및 태평양섬 어린이들 사이에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ASD 8세 아동 중 이들 그룹의 비중이 백인 아동의 비중을 처음 앞질렀다. 백인 아동은 전통적으로 ASD 진단을 받을 확률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패턴은 역사적으로 소외된 그룹에서 검진, 인식 및 서비스 접근성의 향상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아동의 유병율이 백인 아동을 능가한 원인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로드 교수는 지적했다.

또 다른 논문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어린 아이들의 자폐증 발견을 방해하거나 지연시켰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4세였던 아동의 ADS 평가 및 식별 건수를 4년 전인 2016년과 비교했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6개월 동안 4세 아동의 ADS 평가 및 식별 건수는 4년 전보다 높았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 이후 ADS 평가와 발견이 급감해 2020년 말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드 교수는 팬데믹 기간 동안 부모들이 ASD 평가를 위해 자녀를 데리고 올 가능성이 적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폐쇄와 원격 학습으로의 전환은 교육자들이 평가 또는 서비스의 혜택을 받았을 수 있는 아동식별을 어렵게 만든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CDC 산하 국립출생결함‧발달장애센터(NCBDDD)의 카렌 렘리 소장은 “팬데믹으로 인해 어린이를 적시에 평가하는 데 차질이 생기고 어린이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지원을 연결하는 데 지연이 발생하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연구는 모두 ‘자폐증 및 발달장애 모니터링 네트워크(ADDMN)’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ADDMN은 2000년 이후 건강 및 교육기록을 토대로 미국 전역의 ASD를 추적해오고 있다. 그 첫 조사가 이뤄진 2000년에는 8세 아동 150명 중 약 1명이 ASD로 추정했던 것에 비하면 2020년 현재 36명 중 1명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만 2020년 데이터는 미국 50개주 중에서 11개주에 있는 사이트에서만 수집한 것이라 미국 전역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첫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dc.gov/mmwr/volumes/72/ss/ss7202a1.htm?s_cid=ss7202a1_w)에서, 두 번째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dc.gov/mmwr/volumes/72/ss/ss7201a1.htm?s_cid=ss7201a1_w)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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