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도 과하면 건강에 해롭다…왜?

평소 비누, 물 이용한 청소 및 세척이면 충분

소독제를 자주 사용하면 피부, 호흡기 등에 건강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사진=Nadezhda Buravleva/게티이미지뱅크]
비싸고 좋은 화장품도 한 제품만 계속 쓰는 건 권장되지 않는다. 화장품 성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제품을 교체해야 한다. 좋은 것도 과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 소독도 마찬가지다. 과하면 독이 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소독을 통해 바이러스를 사멸하고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 소독제에는 여러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자주 사용할수록 화학물질 노출 빈도가 높아진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곳곳에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사람들은 수시로 손을 소독하고, 주변 사물을 닦는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 수준을 알기 어려웠던 팬데믹 초창기에는 피치 못하게 소독제 사용이 크게 늘었지만, 이제 일상 회복에 가까워진 만큼 과도한 소독제 사용은 피해야 한다.

뉴욕타임즈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세균을 99.9% 죽인다고 광고하는 소독제 스프레이 등에는 QACs로 불리는 ‘4차 암모늄 화합물’ 등이 들어있다. 염소 기반 물질이 든 표백제도 자주 쓰이는 소독제다.

코로나 기간 이런 화학물질이 건강에 미친 영향을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질환과의 연관성을 밝히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앞선 연구를 통해 여러 소독제 물질 중 특히 QACs와 표백제의 우려스러운 측면이 확인됐다.

QACs는 피부 자극, 천식, 폐 건강 문제 등과 연관을 보인다. 의료장비를 QACs로 소독해온 간호사들에서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쥐 실험에서는 이 물질과 생식력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확인됐다.

표백제는 부식시키는 성질이 있는데, 이런 성질이 피부 등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잦은 표백제 사용과 천식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도 있다. 표백제는 독성 가스를 생성할 수도 있다. 표백제가 유리 세정제 등에 든 암모니아나 식초 등과 섞이면 이런 가스가 발생한다. 표백제를 다른 소독제와 함부로 섞어 쓰는 것은 위험하다.

소독제들을 자주 사용하면 세균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미생물은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생존 전략을 세운다. 소독제에 저항해 생존하고 증식할 수 있는 내성이 생긴다는 것. 이처럼 내성이 생기면 소독제를 이용해 세균을 사멸할 수 없고, 점점 더 독한 소독제를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집에 노로바이러스 장염 환자가 발생하는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소독제를 이용한 청소는 불필요하다. 평소에는 청소기, 물걸레를 이용한 청소만으로 충분하다. 여기에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하면 감염병 예방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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