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여도 안 죽는다…실온서 퍼프린젠스균 증식

60℃ 이하서 증식...산소 없는 환경서 잘 자라

보관 중인 음식을 다시 먹을 땐 반드시 재가열해야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사진=artplus/게티이미지뱅크]
충분히 끓여 조리한 음식도 실온에 그냥 두면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균이 증식해 식중독 원인이 될 수 있다.

퍼프린젠스는 끓여도 살아남는 식중독균이다. 가열 등으로 생육 조건이 나빠지면 아포를 만들어 생존한다. 아포는 고온·건조 등 증식에 불리한 환경이 형성됐을 때 균이 만들어내는 휴면 상태다.

음식이 식으면서 다시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균은 아포 상태에서 깨어나 증식한다. 60℃ 이하만 돼도 균이 늘어난다. 밀봉을 잘해도 소용없다. 퍼프린젠스는 산소를 싫어하고, 아미노산이 풍부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갈비찜 등을 대량으로 조리한 뒤 실온에 두면 산소가 없는 솥 내부에서 증식한다.

퍼프린젠스 식중독 환자는 3~5월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실온에 음식을 방치하는 일이 잦아 식중독 발생이 늘어난다. 아침, 저녁은 비교적 선선해 조리한 음식을 식탁 위에 두는 일이 많은데, 낮에 기온이 올라가며 균이 증식한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발생한 퍼프린젠스 식중독 환자는 총 2609명이다. 음식점 발생이 132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가정집·어린이집 등 기타장소, 집단급식소 순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일상을 되찾는 올봄에는 지역축제 등에서 대량으로 조리한 음식을 소비하는 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에 의하면 지난해에는 지역축제에 방문한 400여 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했다. 분석 결과, 축제 전날 대량으로 조리한 장조림을 실온에서 식힌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퍼프린젠스 식중독 주요 발생 원인은 닭, 돼지고기 등 육류 조리식품 섭취다. 도시락 등 복합조리 식품, 곡류 섭취로 발생한 사례들도 있다.

이 식중독은 음식 조리와 보관에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니, 보관 방법과 온도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육류 등을 조리할 땐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하고, 보관 시에는 여러 개의 용기에 나눠 담아 5℃ 이하에서 보관하도록 한다. 조리 후 2시간 내 섭취하고, 보관 음식은 75℃ 이상에서 재가열해 먹도록 한다.

조리한 음식이 뜨거워 냉장 보관이 어려울 땐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채운 싱크대에 올려놓고 산소가 골고루 들어가도록 저으며 냉각하면 된다. 뜨거운 음식을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내부 온도 상승으로 보관 중인 다른 음식들이 함께 상할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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