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맥주를 마시면 배가 부를까?

속쓰림과 복부 팽만감 유발할 수도

맥주의 탄산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이산화탄소가 증발하면서 포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술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술마다 주는 느낌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맥주는 청량감을 주지만 계속 마시면 배가 부르다. 왜 그럴까.

미국 건강매체 ‘더헬시(The Healthy)’는 일주일 간 맥주를 마시는 실험을 했다. 맥주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3주 간 술을 마시지 않다가 맥주를 마시도록 했다.

실험자는 오후 5시쯤 인디아 페일 에일(IPA) 맥주를 마셨다. 이 맥주는 필스너보다 무겁기 때문에 포만감을 더 느낀다.

의사이자 과학자인 웨스 울룸 박사는 “포만감은 일반적인 느낌이며 몇 가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면서 “맥주의 탄산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이산화탄소가 증발하면서 포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식전포만감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울름 박사는 맥주가 위를 자극하고 염증과 산성을 유발하여 속쓰림과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코올은 음식을 분해하고 칼로리와 영양을 추출하는 신진대사 과정을 방해한다“면서 “알코올 음료를 마시면 간은 당분과 지방과 같은 칼로리를 생성하는 다른 영양소보다 알코올 대사를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실험자는 첫날 밤 맥주 때문에 생긴 포만감이 사라진 뒤 저녁을 먹었고, 맥주 때문인지 늦은 저녁 식사 때문인지 잠을 잘 자지 못했다. 그는 또 피곤함을 느끼게 됐다.

울름 박사는 “알코올이 진정제이기 때문에 편안해지는 듯 하지만 진정 효과는 곧 사라지고 한밤중에 각성을 유발한다”면서 “신체는 몇 시간 뒤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여 알코올 진정 효과에 ‘대항’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맥주는 근육 이완제로 작용하여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실험자는 언제 맥주를 마셨든 긴장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름 박사는 ”긴장을 풀어주는 느낌이 알코올의 매력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알코올이 뇌의 전기적 활동을 감소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처럼 작용해 편안한 느낌이 들지만 알코올의 효과가 사라지면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고 이완감을 더 느끼려면 더 많은 알코올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맥주를 포함한 술은 수천년간 인간과 함께 한 음식이어서 논란도 많다. 맥주를 적당량만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화학학회(ACS) 연구팀이 라거 맥주(저온 발효 맥주)가 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알코올 또는 무알코올 라거 맥주를 매일 한 병씩 4주 동안 마신 남성의 장내 미생물이 그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는 또 신장결석 예방, 골다공증 예방, 심장건강 개선, 염증 제거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건강효과는 모두 소량 마셨을 때의 이야기다.

반면에 술을 한잔이라도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술이 1군 발암물질인 데 한국인의 66.4%가 이를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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